[MBN스타 남우정 기자] “뭐 이런 이름이 다 있어?”
처음 동네빵집이라는 그룹명을 들었을 때 들었던 생각이다. 그룹명을 제대로 찾은 게 맞나 싶었지만 한글로 ‘동네빵집’이라고 순수하게 적혀 있다. 아이돌들도 마찬가지지만 인디신에서도 영어 이름이 보편화됐다. 그 가운데 동네빵집이라는 이름은 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동네빵집의 음악을 듣고 나면 자연스럽게 팀 이름을 왜 이렇게 정했는지 수긍을 하게 된다. 난생 처음 보는 빵에 화려하지도 않지만 어딘가 친근하고 편안함을 자랑했던 동네빵집처럼 이들의 음악도 화려하지 않지만 편안하다.
↑ 사진=동네빵집 제공 |
“처음에 한성욱에게 동네빵집으로 하자고 하니까 싫어하더라. 영어 이름 하자고. 전 소박하고 예쁜 한글 이름을 원했다. 원래는 소리방앗간이 될 뻔했다.(웃음) 동네빵집들이 대형 프렌차이즈 빵집들에게 밀려서 힘든 상황과 직접 음악을 만들어 자영업을 하는 음악인들이 힘든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을 했다.”(김재훈)
동네빵집이라는 팀명에 맞게 멤버별로 별칭도 있다. 한성욱은 폴바겟 김재훈은 소보로김이다.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출신 20기라는 공통점이 두 사람을 한 팀으로 묶어줬다. 성격도 취향도 완벽하게 다른 두 사람이지만 여전히 서로의 음악과 보이스에 대해선 서로를 인정한다.
이들의 가장 최근 앨범은 지난해 4월 발매됐던 정규 1집 ‘아주 오래된 이야기’다. 오랫동안 쌓아왔던 이야기들을 곡들로 풀어냈다. 묵혀있던 노래들이 세상 밖에 나온 거다. 특히 동네빵집의 노래는 분명 인디 음악이지만 익숙하면서 편안하고 대중음악과 맞닿아 있다.
“재훈이 형의 보이스가 김동률 선배님과 비슷한데 대중에게 어필하는 컬러인 것 같다. 만약에 저 혼자 음악을 했다면 더 조용하고 담백한 음악이 나왔겠지만 형이 노래 부르는 것을 염두하고 만들다 보니 보편적이라는 평을 듣게 됐다.”(한성욱)
“보통 대중들이 많이 생각하는 인디 음악은 건반에 기타, 타악기 하나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는 애초에 스트링 편곡을 생각하고 곡을 만들었다. 타겟 자체가 달랐다. 다른 그룹과 차별화를 주고 싶었다. 보컬 컬러가 대중적이고 테크닉이 뛰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편곡에 많이 신경 쓰고자 했다.”(김재훈)
동네빵집의 음악이 유달리 친근하고 익숙한 듯 느껴지는 것은 일상적인 소재들이 가사에 담겼기 때문이다. ‘놀이터’나 ‘버스’, ‘엄마는 나의 빛’ ‘물감’ 등 다양하다.
“‘놀이터’는 진짜 놀이터에 앉아서 가사를 쓴 곡이다. 경제적으로 굉장히 힘든 시기였는데 가사는 굉장히 아름답게 나왔다.(웃음) 힘내서 시작하는 의미로 썼다. 일상에 진짜 중요한 게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쉽게 지나치는 게 정말 중요한 것들이다. 일상성을 잘 표현할 수 있다면 삶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김재훈)
![]() |
“저의 음악에 대한 가치관은 위로였는데 세월호 참사 이후 음악을 할 수 없었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은 당시엔 음악을 안 듣는다. 그러고 시간이 흐르고 나서 음악을 듣고 치유를 경험한다. 음악으로 누군갈 위로한다는 게 쉬운 말이 아니라는 걸 느꼈지만 그럼에도 기대하는 면이 있다. 서로를 위로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 음악이 사람을 위로한다는 명제는 믿지 않지만 노력은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결론은 음악은 계속된다는 것이다.”(한성욱)
“팀 이름이 동네빵집이다 보니까 음악을 빵에 비유해달라고 말을 많이 듣는다. 그럴 때마다 전 식빵를 고른다. 식빵은 딱히 토핑이 있지도 않고 특별한 맛은 없지만 주식이고 친근하고 질리지 않는 빵이다. 그런 식빵 같은 음악을 하고 싶다.”(김재훈)
한편 동네빵집은 오는 4월25일 1집 활동을 마무리하는 단독 공연을 가지며 올 가을 새 앨범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남우정 기자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