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취재진을 처음 마주한 가수 길건은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머리가 복잡한 듯 시간을 달라며 종이에 꼼꼼히 얘기할 내용들을 적어나갔다. 꽤 많은 시간이 흘렀고, 종이엔 글자들이 빼곡하게 채워나갔다. 그리고 꺼낸 첫 마디는 바로 이랬다.
“무대에 다시 서고 싶어요. 나도 좀 살자고요.”
지난 22일 MBN스타와 만난 길건은 화장기 없는 얼굴에 많이 지친 듯한 표정이었다. 소속사 소울샵엔터테인먼트(이하 소울샵)와 오랜 갈등에 몸도 마음도 상했다며 힘들었던 기억을 꺼내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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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스타 DB, 소울샵엔터테인먼트 제공 |
◇ 소울샵, ‘갑의 의무’ 제대로 이행했나
“소울샵과 계약 이후 방송, 행사 등 여러 일정이 들어왔어요. 심지어 저와 저희 부모 통해서도 (행사가) 들어와 회사에 전달했죠. 그러나 경영진(김태우 아내 김애리 이사, 김태우 장모)은 ‘알았다’는 말만 한 뒤 후속 조치가 없었어요. 소속된 지난 2년간 프로야구 시구 달랑 하나만 했죠.”
소속 연예인 활동으로 수익창출을 하는 소속사가 왜 행사를 모두 잘랐을까. 게다가 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어 애가 타는 건 소속사일 텐데, 요지부동이었다고.
“계약은 했지만 계약 기간이 지나진 않았어요. 이상한 얘기죠? 계약은 3년이었지만 ‘앨범발매일로부터 3년’이라는 단서가 붙어 있었어요. 앨범을 내야 계약 시간이 흐르는 거죠. 하지만 앨범 안 내냐고 물어보면 다음 달에 내준다, 두 달 뒤에 내주겠다며 차일피일 미뤘어요. 결국 그렇게 2년이 흘렀고요.”
오랫동안 앨범이 나오지 않은 건 소속사가 행사를 거절하는 이유가 됐다.
“한 번은 행사 섭외가 들어온 뒤 한참 후에 행사 측에서 ‘왜 연락 안 주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경영진에 물어보니 ‘제 이미지가 안 좋아 행사가 안 들어온다’는 답만 돌아왔어요. 제 이미지가 왜요? 좀 이상해서, ‘행사 들어온 것 안다’고 얘기를 하니 ‘최근 음원이 없는데 어떻게 행사를 나가냐’고 하는데, 이게 이해가 되나요? 2년 동안 음원을 안 내주고 행사도 안 하면 전 어떻게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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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본인 제공 |
감정이 복받친 듯 한참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다가 겨우 시구 행사를 했어요. 그날 반응이 좋았는지 관계자들이 ‘빨리 앨범 내라. 아이돌이 할 수 없는 행사들도 많은데 노래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권유하더라고요. 그래서 김태우에게 또 앨범을 내자고 보고 했죠. 그런데 ‘알았다’고만 말하고 감감 무소식이었어요. 이런 식이면 평생 묶여 있을 것 같아 김태우에게 ‘앨범 발매하면 계약기간 시작인데, 만약 10년 넘어도 앨범 안 나오면 난 기다려야 하느냐’고 되물었죠. 그런데 딱 그러더라고요. 실력 안 돼서 안 내줄 수 있는 것 아니냐. 기다려라.”
실력이 없었다면 소속 연예인에게 레슨 등 교육 일체를 지원하는 것이 소속사인 갑의 의무다. 제대로 이뤄졌느냐고 하니 레슨 내용을 설명했다.
“처음 보컬, 중국어 레슨 등을 배웠어요. 보컬 레슨 땐 제가 뮤지컬 느낌의 창법이라고 그 느낌을 없애야 한다며 1년간 연습시키더라고요.”
소울샵이 주장한 뮤지컬 ‘올슉업’ 오디션에서 길건이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 이미지를 실추했다는 점과 묘하게 겹치는 부분이다.
“그리곤 중국 진출하려면 중국어 레슨이 필수라고 개설하더라고요. 전 솔직히 크게 필요하지 않은 것 같아서 ‘꼭 해야 하느냐’ 물었는데 당연하다며 시켰어요. 그리고 5개월 지났나? ‘어차피 대박 나면 중국 가도 통역 붙여준다’며 갑자기 중국어 레슨을 취소하더라고요. 헛돈 들이고 헛시간 들인 거죠. 그리고 계약 해지 통보하면서 그 돈을 저에게 다 물리는 거예요. 대체 왜죠?”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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