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정예인 기자] 배우 제임스 맥어보이(James McAvoy)가 다시 한 번 로맨틱 가이로 변신한다.
제임스 맥어보이는 영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서 찰스 자비에 교수 역할을 맡으면서 국내에서 얼굴을 알렸다. 그러나 그의 파란 눈동자를 조금이라도 눈여겨 본 팬들은 ‘페넬로피’(2006), ‘어톤먼트’(2007), ‘비커밍제인’(2007) 등 로맨스 영화에 출연한 제임스 맥어보이를 기억한다.
로맨스 영화 속 그는 때때로 어리석고, 바보 같으며, 순진하다. 하지만 동시에 박학다식하고, 매너 있으며, 예의바른 청년으로 등장한다. 이런 양면적인 모습이 여성 팬들의 모성애를 자극했다. ‘어톤먼트’에서 보여준 일편단심 민들레 같은 순수 청년의 모습, ‘스타트 포 텐’(2006)에서 보여준 사랑 앞에 우물쭈물하는 소년의 모습은 여심을 갈대처럼 흔들어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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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그에게도 잠시잠깐의 일탈은 있다. 제임스 맥어보이는 ‘원티드’(2008), ‘테이크 다운’(2013), ‘필스’(2013) 등에서 남성미 넘치는 모습으로 매력 어필에 나섰다. 그가 노린 것은 ‘상남자’였을 테지만, 전작의 순수한 모습에 길든 팬들은 방황할 수밖에 없었다.
제임스 맥어보이의 팬들이 턱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르고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총을 휘갈기는 그의 모습에 거부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간단하다. 그의 실제 삶이 여느 로맨스 영화에서 연기한 ‘순수남’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는 스콜랜드의 글로스고에서 태어나 정신과 간호사인 어머니, 건축업자인 아버지 사이에서 힘든 유년기를 보냈다. 부모님은 이혼했고, 제임스 맥어보이는 조부모의 손에서 자랐다. 그러나 그는 언제나 “앞으로 행복해질 것이라 믿는다”는 낙천주의자였다. 15살 처음 영화판에 발을 들였을 때만 해도 연기를 업으로 삼게 될 줄 몰랐지만, 곧 연기에 눈을 뜨면서 본격적인 배우 활동에 나섰다. 연기 경력을 쌓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제임스 맥어보이는 2006년 9살 연상인 배우 앤 마리 더프와 결혼, 슬하에 아들을 두고서 여전히 깨를 볶으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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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엘리노어 릭비 포스터/스틸컷 |
여전히 팬들에겐 ‘미소년’으로 기억되는 제임스 맥어보이가, 그 기다림에 화답이라도 하듯 로맨틱한 작품을 들고 왔다. 그는 ‘엘리노어 릭비’에서 뜨겁게 사랑하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린 릭비(제시카 차스테인 분)를 찾아 헤매는 코너 역할로 분했다. ‘엘리노어 릭비’는 ‘엘리노어 릭비: 그 남자’ ‘엘리노어 릭비: 그 여자’ ‘엘리노어 릭비: 그 남자 그 여자’ 세 편으로 구성됐으며, 세 편은 각각 릭비와 코너의 이별을 놓고 코너의 시선, 릭비의 시선, 두 사람의 시선으로 그려졌다.
네드 밴슨 감독은 이번 작품에 대해 “같은 일을 놓고도 각자 느끼는 감정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상황이라도 이를 보는 두 사람의 시선과 느낌은 다를 수 있다. 이를 편집해서 서로 다른 관점을 드러내는 작업이 힘들었다”고 인터뷰 한 바 있다. 이처럼 ‘엘리노어 릭비’는 함께 연애를 하는 연인이라 할 지라도 감각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고, 서로를 이해하는 것도 각자의 몫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이번 작품에서 제임스 맥어보이는 청순한(?) 모습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그는 미소년의 모습이 아니라 현실적인 남자 친구의 모습을 묘사한다. 미묘한 시각의 차이로 멀어져가는 남녀의 모습을 완벽히 소화하며 마음 한 구석을 시큰하게 만든다. 연인 사이에서 느낄 수 있는 조그만 심리적 균열에는 큰 행동이나 대사, 과장된 표정이 필요 없다. 그저 진심을 담아낼 수 있는 푸른 눈동자면 충분하다. 그런 면에서 제임스 맥어보이는 코너의 역할로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
정예인 기자 yein6120@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