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영화 ‘1999, 면회’에 이어 ‘족구왕’ ‘스물’까지 배우 안재홍과 황미영이 또 다시 만났다. 물론 ‘스물’에선 ‘1999, 면회’와 ‘족구왕’ 때처럼 두 사람이 함께 연기를 한다거나, 큰 역할로 관객을 만나고 있지는 않지만 존재감을 드러내기엔 제격이다.
2010년 ‘굿바이 보이’ 단역을 시작으로 ‘북촌방향’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레드카펫’ ‘타짜-신의 손’ ‘쎄시봉’ 웹 드라마 ‘출중한 여자’ ‘썸남썸녀’ 등 많은 작품에 출연한 안재홍은 ‘1999, 면회’때 얼굴을 알렸고 ‘족구왕’을 통해 본격적으로 얼굴과 이름을 알렸다.
‘1999, 면회’에서 재수생 승준 역을 맡았던 안재홍은 5대5 머리스타일과 통통한 볼살을 무기삼아 눈길을 끌었다. 푸근하고 옆집 동생 같았던 그가 ‘족구왕’에선 180도 변신했다. 찌질 함은 변함없었지만 ‘병맛 코드’에 세련함을 담은 노련미와 한층 훈훈해진 외모, 수준급 족구 실력, 더 능청스러워진 모습이 관객에게는 반가웠다. 할리우드에는 없는 마치 한국형 슈퍼히어로를 연상케 하는 ‘족구왕 포스’ 또한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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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족구왕 예고편 캡처 |
그 후 ‘스물’에서도 역시 친근한, 대학교에서 흔히 볼법한 형이자 오빠, 친구 같은 이미지로 관객을 만나게 된다. 극에서 안재홍이 맡은 인물은 경재(강하늘 분)의 대학교 친구 인국이다. 등장이 빈번하거나 뇌리에 박힐 정도로 강력한 대사를 내뱉는 것도 아니지만, 기존에 그가 가진 친근한 이미지에 경재의 대학교 생활을 한방에 보내버릴 강력한 열쇠를 쥐고 있는 나름대로의 핵심 인물이라 그의 활약이 엄청나다.
크건 작건 다양한 배역으로 이미 많은 작품에 출연한 바 있기에 어떤 작품이든, 어떤 배역이든 안재홍화 시키며 활력을 불어넣는 안재홍의 노력이 관객들로 하여금 다음 작품을 기대케 한다.
안재홍과 마찬가지로 황미영 역시 차기작이 기대되는 유망주다. 그는 ‘1999, 면회’에서 보희 역을 맡아 짧게나마 등장한다. 짧은 등장의 안타까움을 달래듯 ‘족구왕’에선 당당히 주연 미래 역을 맡아 출구 없는 매력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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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족구왕 예고편 캡처 |
2008년 연극 ‘빈커가 없으면 나는 너무 외로워’로 데뷔한 황미영은 주로 영화와 연극 활동으로 연기 갈증을 해소하고 있다. 영화에 자주 나와 주었으면 하지만 그는 연극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있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주제와 예술형식의 진보를 고민하는 연극을 하고자 모인 사람들이 만든 ‘그린피크’에 몸담고 있다. 단순히 연극만 하는 게 아니라 단원들과 머리를 맞댄 채 연극 연출까지 하고 있는 중이다. 즉, 희극인이자 창작자로서 새로운 연극을 만들고자 노력한다는 것이다.
연기는 물론 시나리오 작성, 무대 연출까지 소화해내야 하기에 황미영의 진가는 다른 배우 보다 도드라진다. 때문에 영화 속 찰나의 등장이 그의 숨은 능력을 대변하기엔 부족하지만, 그럼에도 간간히 모습을 드러내니 다행이고 반갑다.
‘스물’에선 어깨녀로 등장해 짧지만 매우 강렬하다. 어깨 부딪치기와 고기 뷔페를 무기로 경재에겐 당혹스러움을 관객에겐 ‘꿀잼’을 선물한다. 다만 ‘족구왕’ 멋진 누나 미래처럼 한방에 경재를 유혹하지 못하는 게 아쉽지만, 웃음에 있어서는 미래 못지않다.
주인공으로서 돋보이기도 하며, 조연이나 단역으로도 충분히 눈에 들어오고 있는 안재홍과 황미영. 어떤 작품과 배역을 만나든 두 사람의 존재감은 결코 무시할 수 없기에, 늘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을 작품 활동으로 보여주고 있기에 반갑고 이들이 있어 영화계는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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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포스터 |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