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배우 박민영이 확 달라졌다. KBS2 드라마 ‘힐러’를 통해 기자로 변신한 그는 화장기 없는 얼굴에 머리까지 단발로 싹둑 자르고 나타났다.
극 중 근성과 똘끼로 충만한 인터넷신문사 기자 채영신 역을 맡았던 박민영은 특종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는 캐릭터로 분해 당찬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그에게는 이번 작품이 더욱 특별하다. 직접 기자 역할을 하면서 그동안 벽을 두었던 기자와의 관계에 조금이나마 허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처음에는 그저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드가 같다 보니까.(웃음) 가장 많이 접하는 분들이지 않나. 매일 인터뷰나 기사를 검색하면서 분석도 해보고, 제작발표회나 기자간담회 때 기자의 모습도 살폈다. 쉬운 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항상 조바심이 있었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기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예전보다 편해졌다.”
![]() |
↑ 사진=문화창고 |
‘힐러’ 속 그의 역할은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고 열정 넘치게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캐릭터다. 그는 드라마 출연을 결정한 뒤 머리부터 발끝까지 캐릭터 연구에 노력을 가했다. 그 중 가장 큰 변화를 준 건 바로 헤어스타일이다. 늘 긴 웨이브 머리나, 생 머리를 고수했던 그는 단발로 싹둑 자른 뒤 시청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드라마틱한 설정으로 긴 머리를 치렁치렁하면서 다니는 것보다 ‘머리도 못 감고 다닌다’라는 대사도 있으니 짧게 자르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여성스럽지 않고 보이시한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 첫 촬영을 하고나선 어색하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계속해서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줬고, 메이크업도 내추럴하게 보이게 하려다 보니 15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박민영은 완벽하게 채영신의 옷을 입고 안방극장을 누볐다. 그의 열연과 더불어 지창욱과의 호흡, 그리고 선배 연기자와의 자연스럽게 터진 시너지로 매주 시청자에게 쫄깃한 긴장감과 재미를 선사했다. ‘힐러’는 시청자의 반응은 뜨거웠지만 시청률 성적으로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출연 배우로서 박민영 역시 시청률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제일 치고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편성에 악재로 꼈었던 것 같다. 송지나 작가님의 특유의 필력에서는 요즘 시청자들이 열광하는 자극적인 요소가 별로 없다. 담백한 터치, 착한드라마라고 할 수 있는데 다른 느낌의 드라마에 시청자들의 길들여져 있지 않나. 마무리까지 담백하게 친절하게 풀어주신 이야기 등으로 자부심을 가진 것도 있다. 억지스러움 없는 전개에 송지나 작가를 존경할 수밖에 없었다. 여지껏 보지 못했떤 캐릭터를 만들어줘서 더욱 좋았다. 물론 시청률이 높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하하.“
연기가 너무 재밌다는 박민영은 올 한해는 다양한 도전을 해볼 것이라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는 “올 한해는 작품을 갔다 다양하게 도전을 해봐야 될 것 같다. ‘내가 잘하는 게 뭘까’를 고민하고 있고, 영화 출연에도 욕심을 내고 있다”라며 웃었다.
연기에 푹 빠져있는 그에게는 특별한 꿈이 있다. 훗날 자신이 출연했던 작품을 자녀에게 당당하게 보여주고 싶다는 것. 아이에게 작품을 보여주는 상황을 상상한 듯 기대에 가득 찬 모습으로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꿈을 그려나갔다.
“내 전집을 보여주고 싶다. 떳떳하게 자녀에게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게 작은 목표다. 이번 작품 선택에 있어서도 그런 게 컸던 것 같다. ‘힐러’는 딸에게 보여주기엔 키스신이 많은 것 같긴 하다.(웃음) 근데 뭐 엄마도 저럴 때 있었다고 하면서 보여주면 된다. 이번 드라마는 너무 폭력적인 장면 빼고는 다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내 신만이 아니고, 다른 분들의 신들 중 좋았던 장면이 많다.“
![]() |
↑ 사진=문화창고 |
“연기 활동을 시작한 이래로 지금이 가장 연기가 재밌다. 이런 즐거움을 놓치는 건 말이 안된다. 나는 연기와 연애를 같이 할 수 있는 스타일은 아니다. 좋은 인연이 있다면 만날 수 있기를 바라지만, 올해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배우는 사랑을 쉬면 안 된다고 배웠다. 지난 연애를 한 지 1년이 넘었으니 연애 세포가 죽기 전에 어서 연애를 해야 되지 않을까하고 생각은 한다.(웃음)”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