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SBS 수목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이하 ‘하지나’)는 상처받은 인간의 이중인격을 다룬 로맨스 ‘힐링’ 드라마다. 차가운 재벌2세 구서진과 다정한 성격의 로빈 등 두 인격을 지닌 남자의 다친 마음을 그린 이 작품은 현빈·한지민 카드에도 시청률이 3%대까지 하락하며 ‘기대작의 몰락’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힐링’ 드라마지만 정작 ‘힐링’이 필요한 건 ‘하지나’ 자신이었다.
18일 방송분은 시청률 3.5%(이하 닐슨코리아 집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자체최저시청률을 찍었다. 이날은 MBC 새 수목드라마 ‘앵그리 맘’이 시작하는 날이라 강력한 라이벌도 부재한 상황이었다. 늘 꼴찌에 머물던 등수도 바꿀 수 있는 기회였다. 드디어 현빈과 한지민의 힘이 볼 수 있는 건지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첫 방송에 나선 ‘앵그리 맘’(7.7%)에게도 덜미를 잡혀 수목극 3위로 바닥을 쳤다. 더불어 자체최저시청률이라는 암담한 성적표도 안았다. 이날 방송에서 구서진(현빈 분)이 장하나(한지민 분)에게 사랑을 고백했지만 시청자에겐 먹히지 않았다. 종영 3회를 앞두고 기대작 ‘하지나’는 왜 이리 너덜너덜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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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BS 방송 캡처 |
애초 ‘하지나’ 출발부터 삐끗했다. 첫 회 방송 직전 원작인 동명 웹툰의 이충호 작가가 경쟁 프로그램인 MBC ‘킬미 힐미’와 유사성을 두고 맹비난을 퍼부었던 것. 그는 ‘킬미 힐미’가 자신의 작품을 베낀 것이라며 “아이디어 도둑질”이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이에 대해 ‘킬미 힐미’ 측은 허위 주장이라며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여기에 대형 서점에서 이충호 작가의 책에 대해 ‘킬미 힐미’라는 문구로 홍보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까지 벌어져 혼란을 더했다. ‘하지나’는 제대로 발을 딛기도 전에 수렁에 빠진 셈이었다.
그 여파는 시청률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첫 회 8.6% 시청률을 보이며 수목극 2위로 시작한 ‘하지나’는 이후 계속 하락세를 겪었다. 중반 이후엔 3%대로 접어들어 시청률 반등을 꾀하기 어려웠고 현빈과 한지민에 대한 기대감도 이미 사라져 버렸다. 작가의 분노가 오히려 역풍으로 돌아온 셈이었다.
너덜너덜해진 ‘하지나’를 기워줄 마무리 구원투수가 필요하다. 수목극 정상은 기대하지 못하더라도 ‘유종의 미’는 거둘 수 있게 제작진의 묘수가 절실할 때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