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배우 소유진이 tvN 일요단막극 ‘위대한 이야기’에서 강인한 엄마 역할로 등장하며 연기 변신을 꾀했다.
지난 15일 오후 방송된 ‘위대한 이야기’에서는 미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최초 걸그룹 김시스터즈의 탄생 비화가 그려졌다.
당시 최고 여가수였던 이난영은 자신의 딸 숙자, 애자와 작곡가인 오빠 이봉룡의 딸 민자를 그룹으로 만들어 가수로 데뷔시켰다. 이난영은 아이들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보고 어려운 길이지만 뚝심 있게 아이들을 교육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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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위대한이야기 방송 캡처 |
이난영과 이봉룡의 교육으로 다양한 악기와 노래를 배우게 된 아이들은 미군 부대 클럽을 휩쓸었고, 우여곡절 끝에 목표하던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후 미국에서 유명한 ‘에드설리번 쇼’에도 수차례 출연하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걸그룹이 됐다.
방송에는 당사자인 김숙자가 직접 출연해 김시스터즈를 만들어낸 이난영의 뚝심과 선견지명을 전했다. 김숙자는 “어머니 아니었으면 절대 누구도 김시스터즈를 만들지 못했다”며 미국 진출이라는 커다란 꿈을 꾼 어머니의 담대함과 노력을 향한 존경심을 표했다.
이날 소유진은 이난영 역할을 맡아 간만에 연기자로 브라운관에 복귀했다. 그는 작년 1월 종영한 KBS2 ‘예쁜 남자’의 잭희 역으로 출연한 후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간간히 얼굴을 보였지만, 연기자로서는 뜸한 활동을 보였다.
약 1년 만에 ‘위대한 이야기’로 간만에 드라마에 출연한 소유진은 반가움을 자아내는 한편, 아역들과 호흡을 맞추며 극의 중심을 잡았다. 시청자들은 “오랜만에 연기하는 소유진을 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는 반응을 보이며 소유진을 반겼다.
소유진은 극에서 당대 최고의 여가수이지만, 전쟁으로 모든 명성을 잃고 남편까지 납북돼 아이들을 홀로 키워내야 했던 가수 이난영을 맡았다. 이난영은 뚝심과 집념으로 김시스터즈를 키워냈고, 이들을 미국에까지 진출시켜 큰 성공을 거둔 인물이다.
그런 이난영을 맡은 소유진은 그동안 주로 발랄하고 톡톡 튀는 캐릭터를 맡았던 것과는 달리, 강인하고 억척스러운 이난영의 캐릭터를 무게감 있게 잘 소화해냈다. 남들이 “양공주”라고 손가락질을 할 때에도 눈을 크게 뜨며 “우리는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노력이라도 한다”고 다그치는 카리스마를 제대로 표현해내 눈길을 끌었다.
비록 이난영은 단막극 한 회차의 주인공이지만, 꽤나 다채로운 인물이다. 오디션에 붙은 아이들에 “왜 연습 때보다 못 하냐”고 다그치는 등 모질게 굴지만, “엄마의 대리만족을 위한 것 아니냐”고 반항하는 애자의 말에 홀로 밤중에 술잔을 기울이며 눈물을 흘린다. 아이들을 위해 강인해져야 하는 우리네 어머니상의 대표 인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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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위대한이야기 방송 캡처 |
소유진은 이런 이난영의 다양한 감정들을 드라마 곳곳에 채워 넣었다. 애자의 반항에 마음 아파하면서 홀로 노래 가락을 읊조리는 장면에서는 엄마의 삶을 선택했지만 차마 버릴 수 없는 가수로서의 욕망도 엿보이게 했다. 드라마 끝에 아이들에 “남자는 안 돼. 엄마로서, 매니저로서가 아냐. 여자로서 말하는 거야”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이난영의 여성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감정을 지닌 이난영을 충실히 소화해낸 소유진은 비록 1회분의 활약이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안겼다. 시청자들은 그런 소유진의 복귀에 반가움을 표하면서도 1회분 출연이라는 것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소유진의 연기로 이난영의 굴곡진 삶을 담아낼 수 있었던 ‘위대한 이야기’는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소유진 또한 간만의 연기 복귀로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위대한 이야기‘는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한국 근현대사를 보여주는 옴니버스 형식의 단막극으로, 매주 일요일 오후 9시30분 방송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