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12일 개봉한 영화 ‘살인의뢰’가 평범함을 뛰어넘은 ‘묵직한’ 범죄 스릴러로 극장가에 화두를 던지고 있다. 끔찍한 사건을 겪은 후 남겨진 피해자들과 한국의 사형제도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관객들로 하여금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만든다.
‘살인의뢰’는 연쇄살인범에게 여동생을 잃은 형사와 아내를 잃은 남자의 극한 분노가 빚어내는 이야기를 담았다. 배우 김상경과 박성웅, 김성균, 윤승아, 조재윤, 김의성 등이 출연해 각각의 매력을 십분 발휘한다.
![]() |
강천 역으로 악역의 정점을 찍다 못해 충무로 악역을 모두 섭렵한 박성웅 역시 제대로 살벌해지고 섬뜩해졌다. 초반에 비해 후반에 갈수록 점점 사람의 탈을 쓴, 아니 어쩌면 괴물 그 자체로 변화해 오싹하기까지 하다. 다른 인물에 비해 대사가 매우 적음에도 눈빛 하나 만으로 상대와 관객까지 조종하는 신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범인으로 잡인 후 더욱 살벌함에 독기 오른 박성웅의 모습과 그를 잡기 위해 또는 그를 설득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김성균의 모습이 한국의 사형제도를 떠올리게 만든다. 무늬만 사형제도인 사실은 빈껍데기와도 같은 제도의 문제점까지 꼬집어낸다.
거기에 아내를 잃고 죽지 못해 살아가는 남편 성현(김성균)의 모습은 남겨진 피해자 가족의 현실적인 상황을 대변하며 슬픔을 극대화시킨다. 늘 강천을 생각하며 변화되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진정한 복수는 무엇인가?’라고 질문하고 있다. 동시에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신분이 변할 수도 있다는 가정을 전제하에 두며 끊임없이 질문에 질문을 던진다.
![]() |
다소 격한 긴장 탓에 온몸이 쑤실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즐기기용 소비만을 위한 영화가 아닌, 시종일관 질문을 던지기에 영화를 보고 나온 후 본격적인 소비가 시작되는 묵직하면서도 의미 깊은 작품이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 사진=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