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의 최측근인 정도전(이재용 분)의 사위이자 왕의 사돈, 외적을 막아낸 무훈으로 전군 총 사령관에 임명되는 등 권력의 핵심인 김민재(신하균 분). 하지만 어미가 여진족, 아들도 친자가 아니고 정도전에 의해 지금의 자리에 오른 그에게 진정한 제 것은 없다. 어미를 닮은 기녀 가희(강한나 분)에게 난생 처음 흔들리고 그녀를 지키고 싶다는 그의 순수는 모든 것을 잃을 위기로 몰아간다. / ‘순수의 시대’
[MBN스타 여수정 기자] “배역을 위해 몸을 만들었는데 한정식이 정말 먹고 싶더라…” 이는 신경질내면서(?) ‘신경질적인 근육’을 완벽하게 만들어낸 배우 신하균의 남모를 고충이었다.
전작 ‘빅매치’에서 악당이지만 묘하게 정이 가는 에이스 역을 맡아 유쾌함을 선사했고, 드라마 ‘미스터백’에선 귀여운 최고봉으로 최고의 웃음과 감동을 안겼던 신하균. 매번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 ‘천의 얼굴’임을 증명해왔던 그가 ‘순수의 시대’를 통해 또 다시 새로워졌다. 데뷔 이래 첫 사극 도전이지만 1%의 어색함도 없고 제대로 도드라지는 근육은 여성은 물론 남성 관객까지 감탄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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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대’ 속 내 연기에 대해 아쉬운 부분이 많이 보이고 부끄럽다. 사극하고 연이 닿지 않아서 그동안 못한 거지 일부러 피한 건 아니다. 다행히 좋은 기회에 다양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기쁘다. (웃음) 처음이라는 생각으로 촬영 전 만반의 준비를 했고 열심히 재미있게 촬영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사극의 매력을 제대로 느꼈다는 신하균은 “다시 한 번 사극에 출연하고 싶다. 매우 매력적인 장르라고 느꼈다. 사극은 다채롭고 할 이야기도 많은, 그러나 그 만큼 준비할 것도 많더라. 어미처리도 다르고 수염도 붙이며, 한복을 입는 것도 즐거웠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 특유의 치명적일만큼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신하균의 사극 도전도 충분히 이목을 끌었지만 무엇보다 관객을 매료시킨 건 ‘그의 신경질적인 근육’이다. 일찌감치 스틸을 통해 공개됐던 몸은 감탄을 넘어 경이롭기까지 하다. 때문에 “인체해부도를 보는 기분”이었다고 밝힌 강하늘의 말에 십분 공감이 된다. 뼈인지 의심될 만큼 격하게 돋보이는 근육은 그가 얼마나 운동에 매진했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내 근육이 많이 나올지 몰랐다. (웃음) 사실 조각 같은 느낌이 아니라 매우 신경질적인 느낌을 주고 싶었고 날렵해 보이고 싶었다. 근력운동도 하고 승마, 검술 등 종합적으로 운동을 했다. 그래서 다른 영화 출연에 비해 힘들었고 무기력해졌다. 예민함 보다는 피로감도 많고 머리회전도 안되더라. 몸을 만든다는 게 좋은 경험이었고 적당한 운동을 하는 건 좋지만 식단을 바꾸는 건 안 좋았다. 정말 한정식을 먹고 싶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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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베드신은 모두 정해진 콘티 안에서 진행된 것이다. 사전에 충분히 상의를 하고 최대한 콘티대로 연기했다. 노출과 베드신이 있기에 자극적인 부분이 돋보이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는 19금 영화가 관객에게 보이는 또는 홍보되는 영화적인 방법이라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순수의 시대’를 보고 나오면 베드신과 노출이 기억에 남는 건 아니기에. 한 남자와 여자의 사랑 이야기에 시대적인 상황과 등장하는 캐릭터 역시 힘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가 주는 느낌은 물론 다양한 부분까지 느낄 수 있다. 19금 영화로서 주는 이미지와 느낌은 물론 나의 새로운 모습과 각각의 캐릭터가 주는 재미, 사극이 주는 다양한 볼거리 등이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즐거움을 줄 것 같다. 남녀의 사랑이야기도 있다는 정보를 미리 알고 온다면 더 좋을 것 같다.”
단연 열심히 몸을 만들었고 베드신 장면이 생각보다 길어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에 눈 떠 오직 그 여인을 위해 모든 걸 바치는 김민재의 사랑이 이를 뛰어넘으며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로 후한 점수를 얻어내고 있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내가 맡게 될 민재는 멋있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웃음) 보통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건 쉽지 않다. 그러나 민재는 생각을 바로 실천에 옮기는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이런 멋진 역할을 내가 연기한다는 게 좋았다. 물론 사극은 처음이기에 관객의 눈에 어떻게 비춰질지 모르겠다. 난 애당초 ‘순수의 시대’는 멜로 영화라고 생각하고 접근했다. 그래서 이방원과 정도전의 관계와 다소 복잡할 수 있는 상황에 처한 남자가 사랑을 지켜나가는 이야기라는 걸 일찌감치 받아들이고 촬영을 시작한 것이다.”
“민재는 내가 출연한 다른 작품 속 배역과 다르더라. 사극 속 남자가 주는 거친 느낌이 들면서도 순정적인 사랑을 향한 따뜻한 모습이 있다. 안 해본 역할이기에 이를 본 관객 역시 나의 새로운 모습을 받아주고 배역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공을 들였는지 알아 줄 것이다. (웃음) 여성 관객은 물론 남성 관객들도 민재를 이해해줬으면 한다. 남자의 마음속에 각자가 생각하는 로망이 있다. 그러나 현실에선 이를 못 끄집어내기에 민재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꼈으면 한다. 많이 표현하지는 않지만 영화 속에서 내가 가진 사랑이란 감정은 내 나이에 할 수 있는 사랑 이야기라 생각한다. 남성미에 지고지순한 느낌을 가진 캐릭터는 관객에게 안 보여준 모습이었다. 사극 역시 처음이라 신선하게 다가가 재미있다고 느꼈을 것이다. 나와 배우들, 작품을 통해 관객이 새롭고 신선한 감정을 느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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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 사진=이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