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언프리티 랩스타’이 여성 래퍼의 재발견이라는 성과를 거뒀지만 여전히 디스, 비하 발언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Mnet ‘언프리티 랩스타’ 공동 인터뷰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래퍼 제시, 치타, 타이미, 졸리브이, 키썸, 육지담, 릴샴, 미스에스 제이스, AOA(에이오에이) 지민과 Mnet 한동철 국장이 참석했다.
‘언프리티 랩스타’는 작년 방송된 ‘쇼미더머니’의 스핀오프 프로그램이다. ‘언프리티 랩스타’가 방송되기 전, 시청자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그저 ‘따라하기 프로그램’ 중 하나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언프리티 랩스타’는 ‘쇼미더머니’와 전혀 다른 프로그램이었고, 수많은 화제를 낳아 모두가 주목하는 프로그램으로 발돋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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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CJ E&M |
프로그램이 화제가 되면서 경쟁에 참여하는 래퍼들 또한 저절로 인지도가 늘었다. 방송이 끝나면 참여 래퍼들의 이름들로 실시간 인기 검색어 순위가 도배되는 건 예사였다. 이런 화제성은 온라인 음원 차트에서도 확인 가능했다. 컴필레이션 앨범 트랙의 경쟁에서 이긴 래퍼들이 발표한 음원은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며 음악성으로도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이에 대해 출연진은 한입모아 ‘언프리티 랩스타’가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졸리브이는 “얻은 것은 정말 많다. 경험뿐만 아니라 다른 출연진의 배울점들도 있었다. 스태프, 제작진과도 얘기 나누면서 인생관에서도 많이 배웠다”고 말했고, 치타는 “얻은 것은 사람이고, 관심, 인기도 얻었지만 실력에 대한 인정도 받게 됐다”고 뿌듯해했다.
이들은 프로그램에서 보인 것처럼 솔직한 면모도 유감없이 뽐냈다. 특히 실력 논란에 휩싸였던 릴샴은 “제가 솔직히 잘 못했다. 실수를 많이 했다”고 먼저 입을 열었다. 하지만 릴샴은 쿨하게 실력 부족을 인정하면서도 “이번 프로그램을 하면서 오기도 가지게 됐고, 더 높은 실력의 기준과 목표를 얻어서 정말 좋은 기회였다”고 다시금 각오를 다지는 모습을 보였다,
여성 래퍼들의 저변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견해를 밝혔다. 치타는 “윤미래 선배님을 정말 존경하지만, 다른 여성 래퍼가 부각이 안 되는 이유는 들으시는 분들이 제 2의 윤미래를 찾기 때문”이라며 “저희는 제1의 누군가가 되고 싶다. 앞으로도 기준을 두지 말고 오픈 마인드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그렇게 하면 더 많은 여성 래퍼들이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인기가 많아진 만큼 논란도 뒤따랐다. 특히, 논란의 화두는 디스전이었다. 디스전에서 욕설, 비하 발언들이 서슴지 않고 등장했다. ‘언프리티 랩스타’의 취지나 출연 소감에 대해 비슷한 의견을 보였던 멤버들은 디스에 관해서만큼은 엇갈린 시선을 보였다.
졸리브이는 타이미와의 디스전에서 여성 비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처음에 들으면 불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힙합 문화 속에 스웨거나 자수성가 말고도 유머라는 코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유머 코드로 봤을 때 인신공격이 아닌 웃고 넘어갈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디스가 어느 정도 필요한 부분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키썸은 “솔직히 디스는 힘들다”며 “이게 힙합 문화인 건 알겠지만 다 좋아하는 사람인데 한 번 더 하라고 하면 디스를 잘 못할 것 같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으며, 제시는 “저희가 한 디스는 ‘시켜서 한 것’이다. 솔직히 우리는 디스할 때 욕설을 하는 것은 진심은 아니다”고 폭탄 발언을 해 제작진의 진땀을 흘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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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CJ E&M |
‘언프리티 랩스타’는 확실히 여성 래퍼들의 강렬한 존재감을 다시 한 번 과시하고, 힙합이라는 음악에 대해 관심을 환기하는 등 음악적인 면에서는 분명 의미있는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프로그램에 난무하는 디스나 욕설은 심의 기준에도 아슬아슬할 뿐만 아니라 굳이 이런 디스가 필요했냐는 의문이 이어졌다. 프로그램의 참여자들 또한 디스에 대해서는 엇갈린 시선을 가지면서 수위가 높은 디스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은 명쾌하게 풀리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출연진들은 “앞으로 디스나 비하 발언을 제외하더라도 좋은 음악을 만들어 관심에 부응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힌 만큼 앞으로 남은 3회에서 디스의 면모뿐만이 아닌 다른 힙합 정신들도 함께 보여줄 수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언프리티 랩스타’는 국내 최초의 여자 래퍼 컴필레이션 앨범 제작을 놓고 8인의 실력파 여자 래퍼들이 치열한 대결을 펼치는 서바이벌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최근 릴샴이 영구 탈락하고 새롭게 제이스가 합류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