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한 안티팬이 댓글을 달았는데 그 말이 정말 듣기 좋았어요!”
배우 김아중이 아리송한 대답을 내놨다. 자신을 싫어하는 팬이 단 댓글에 굉장히 행복해졌다는 것. 그것은 다름 아닌 작품을 보는 눈에 관한 평가였다.
“‘김아중은 싫지만 김아중 작품은 재밌더라’는 댓글 보고 ‘아, 내가 그만큼 신뢰를 쌓아가고 있구나’ 싶었어요. ‘내 연기 질감을 알아주는 구나’라는 생각에 뿌듯했어요.”
김아중은 최근 서울 강남구 학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MBN스타와 인터뷰에서 SBS ‘펀치’ 비하인드 스토리와 여배우로서 갈증을 속 시원하게 설명했다. 여배우로서 성장과 여성 영화는 이날의 주요 화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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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디자인=이주영 |
‘펀치’는 그에게 여러모로 만족감을 안겨준 작품이었다. 처음 출연 제안이 들어왔을 때 무조건 하고 싶었고, 연기에 대해서도 다양한 각도로 생각하게끔 했다고.
“전작에 비해서 수식을 빼고 조금 더 간결하면서도 진솔하게 연기하고 싶었어요.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었던 게 이번 작품에서 제가 보여준 한 방의 ‘펀치’ 아니었을까요? 배우로서 시청자에게 신뢰감을 줬다는 점에서 ‘펀치’는 좋은 필모그래피가 된 것 같아요.”
그럼에도 ‘브로맨스(브라더+로맨스)’ 강한 극 전개를 한 번 경험해봤으니 이젠 여성을 중심으로 한 내러티브를 소화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특히 ‘여성 영화’란 단어가 나오자 눈이 번뜩였다.
“여배우들은 늘 여성을 중심으로 한 작품을 원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여자가 원톱인 작품은 스코어가 안 좋다는 이상한 편견이 있잖아요? 국내 감독이나 작가들이 여성 위주 작품에 대해 자신 없어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내러티브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그것만 충족한다면 남녀 성별은 상관 없지 않을까요? 영화 ‘차이나타운’이나 ‘몬스터’ 같은 작품은 정말 훌륭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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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로서 사명감이 투철했다. 여성영화제 홍보대사라도 하는 게 어떻겠냐고 하니 벌써 수년 전부터 러브콜을 보낸 상태라며 미소지었다.
“여성영화제에서 언제든지 불러준다면 무엇이든 돕고 싶어요. MC도 좋고 홍보대사도 좋아요. 아님 다른 것도 제가 할 일이 있다면 기꺼이 해야죠. 여성영화는 제게 꼭 이뤄야 하고 여배우라는 직업에 애착을 더해주는 단어거든요. 그리고 언젠가는 그럴싸한 대표적 여성 영화를 찍고 싶은 게 제 목표예요. 제작 가능성이요? 그 부분도 노력하고 싶어요.”
그야말로 ‘여성영화 열사’라고 칭해도 될 정도로 그 열정은 남달랐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 속 백치미 캐릭터가 아닌 여배우로서 ‘포텐’ 터질 여성 영화 한 편 기대해 봐도 나쁘지 않을 거라는 기대감이 깃들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