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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게 키워주셨는데 어리석은 모습으로 보답할지 몰랐다….”
5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21호법정(제9형사부 재판장 조휴옥). 갓 스물이 넘은 다희는 또 눈물을 흘렸다. 최후 변론을 하면서였다.
이날 공판은 이병헌에게 “50억원을 주지 않으면 음담패설 영상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는 모델 이지연과 걸그룹 글램 멤버였던 다희의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에 대한 첫 항소심이었다.
관심은 두 사람이 원심보다 낮은 형량을 받을지와 보석 신청 허가 여부였다. 앞서 이지연과 다희는 각각 1년2개월, 1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법무법인 평안의 정한익 변호사는 최근 이병헌이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것을 언급하며, 양측이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고 있지 않으니 선처를 베풀어 집행유예를 선고해달라는 의미였다.
또한 계획적인 범행이 아니라 우발적이었다는 점, 피해자가 외포심(공포심)을 느꼈어도 경미한 정도였을 것이라는 점, 범죄가 미수에 그친 점, 피해자가 합의하고 처벌을 원치 않고 있는 점, 피고인들이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고 어린 나이라는 점 등을 언급하며 “원심이 지나치게 무거워 부당한 판결”이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치밀한 계획범죄”라며 “두 사람이 반성문을 제출했으나 진정한 반성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해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검찰이 구형한 3년형을 내려달라는 주장이다.
재판부는 보석 허가 여부와 관련해서 두 사람의 건강상태를 물으며 관심을 표했다. 이지연은 “선천적으로 지병이 있다. 진료와 검사를 위해 병원에 다녔는데 구치소에서는 진료를 받을 수 없어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역시 보석을 신청한 다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건강 상태는 양호함을 표현했다. 보석 신청에 대한 결과는 통상적으로 일주일 정도가 걸린다.
재판부가 어느 정도까지 정상 참작할지 관심이 쏠린다. 다음 재판은 오는 26일
한편 미국에 체류하던 이병헌은 임신 중인 아내 이민정과 함께 지난달 26일 귀국했다. 이병헌은 “잘 알려진 사람으로서, 가장으로서 실망과 불편만 끼쳤다”며 “나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비난도 혼자 감당하겠다. 아내와 가족에게 평생을 갚아도 못 갚을 만큼 큰 빚을 졌다”고 머리를 숙였다.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