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정예인 기자] 추운 겨울이 가고 찾아오는 봄, 3월 극장가에 가슴 설레는 한국 영화가 연이어 개봉한다. 한국 영화가 외화 작품의 강세를 멈출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1일까지 3일 동안 박스오피스 상위권에는 외화가 자리 잡고 있다.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이하 ‘킹스맨’) 전국 669개 스크린에서 59만7887명을 동원, 누적관객수 337만5566명을 기록하며 주말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킹스맨’ 뿐만이 아니다. 주말박스오피스에는 ‘이미테이션 게임’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백 투 더 비기닝’ ‘기생수 파트1’ ‘포커스’ 등 외화 작품이 포진하고 있어, 한국 영화가 낄 틈이 보이지 않는다. 주말박스오피스 10위권 내에는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과 ‘국제시장’, 단 2개의 작품만이 각각 3위와 8위로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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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외화의 강세는 꽃이 만개하는 3월이 오면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다. 3월에만 ‘순수의 시대’ ‘헬머니’ ‘살인의뢰’ ‘소셜포비아’ ‘스물’, 총 5편의 한국 영화가 선보일 예정이며, 4월에는 연기파 배우에다 한국의 고유한 한(恨)의 정서를 잘 살린 ‘화장’ ‘약장수’ ‘장수상회’이 개봉하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3월에 개봉하는 작품을 살짝 엿보자. 가장 빠르게 만날 수 있는 ‘순수의 시대’는 개봉 전부터 수위 높은 베드신으로 화제를 모았다. 또한 신하균, 장혁, 강하늘 등 연기파 배우들이 파격적인 연기 변신 했다는 소식에 시선이 집중되기도 했다. ‘순수의 시대’는 1398년 태조 이성계가 이방원(장혁 분)이 아닌 막내아들을 왕자로 책봉하면서 벌어지는 권력 다툼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다. 이방원이 태조의 사위 진(강하늘 분)을 아들로 두고 정도전의 총애를 받는 김민재(신하균 분)를 경계하면서 권모술수를 펼치는 이야기를 담았다. 진, 김민재, 이방원의 갈등 속에는 팜므파탈 가희(강한나 분)가 있다. 오는 5일 개봉한다.
‘순수의 시대’와 같은 날 개봉하는 ‘헬머니’는 전국 각지 욕의 고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 최고를 뽑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다뤘다.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욕도 있지만, 사람의 한을 풀어주고 살리는 욕도 있다”고 말한 신한솔 감독의 의도가 십분 담긴 작품이다. 김수미는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선보였던 욕쟁이 할머니 이미지의 끝을 ‘헬머니’에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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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일에는 재미보다 사회적인 분위기를 깊이 다룬 두 작품, ‘살인의뢰’와 ‘소셜포비아’를 만날 수 있다. ‘살인의뢰’는 손용호 감독이 “이번 작품이 사형제도에 대한 찬반을 다시 한 번 토론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고 언급한 것처럼, 절대 악을 사회적으로 어떻게 다뤄야 좋을지 다시금 생각게 하는 작품이다. 죄책감 없는 연쇄살인마 조강천(박성웅 분)에 희생된 수경(윤승아 분)을 둘러싼 복수를 다뤘다.
‘살인의뢰’가 직접적으로 사람을 납치, 강간하고 살해하는 살인마의 이야기로 공포심을 전한다면, ‘소셜포비아’에선 온라인 속 싸움이 오프라인의 살인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운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가 일상생활에 깊숙이 침투한 요즘, 얼굴을 직접 보지 않고 댓글만으로 한 사람을 ‘마녀사냥’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한 군인의 자살 소식에 남긴 악플로 누리꾼들의 분노를 산 레나와 경찰지망생 지웅(변요한 분), 용민(이주승 분)이 오프라인으로 만나 싸울 것을 제안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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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5일에는 청춘들의 이야기 ‘스물’이 시원한 웃음을 선사한다. ‘소셜포비아’ ‘살인의뢰’로 무거워진 마음을 정화하기 좋을 것으로 보인다. 인기만 많은 치호(김우빈 분), 생활력만 강한 동우(이준호 분), 공부만 잘하는 경재(강하늘 분)의 우정을 그렸다. 세 사람은 스무살 동갑내기로 서로의 민망한 모습까지 모두 본 친구들의 현실적인 관계를 담아, 관객의 공감을 자아 낼 예정이다.
정예인 기자 yein6120@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