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의 주인공은 박하나 일까 아니면 백옥담일까. ‘압구정 백야’를 통한 임성한 작가의 ‘조카 띄우기’가 정도를 넘어섰다. 임성한의 조카로 알려진 배우 백옥담의 극중 비중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기본이고, 이제는 드라마의 제목이 ‘압구정 백야’인지 ‘압구정 백옥담’인지 헷갈릴 정도다.
백옥담을 향한 임성한 작가의 사랑이 늘어날수록, 백옥담을 향한 안방극장의 미운털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다. 과연 백옥담은 ‘임성한 월드’를 넘어 진정한 배우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지난달 29일 오후 방송된 ‘압구정 백야’ 95화에서는 열애 끝에 결혼에 성공하는 선지(백옥담 분)와 무엄(송원근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선지와 무엄의 결혼식은 화려했다. 그냥 보기에도 값비싸 보이는 예식장에, 이들의 결혼식 장면만 무려 10분가량을 할애했다. 총 30분가량 방송되는 ‘압구정 백야’에서 무려 3분의1가량을 선지와 무엄의 결혼식 장면으로 채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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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와 무엄의 결혼관련 에피소드는 2일 오후 방송된 ‘압구정 백야’ 96화에서도 계속됐다. 폐백하는 장면에서부터 호텔 스위트룸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장면까지, 세세하게 그려졌다. 이는 ‘압구정 백야’의 타이틀롤인 백야(박하나 분)의 결혼식 장면보다 친절했고, 길게 그려졌다. 화룡점정을 찍은 것은 선지의 드레스를 향한 백야와 지아(황정서 분)의 칭찬이었다. 선지의 결혼식장에 참석하지 못한 지아는 백야가 보낸 결혼식장 사진을 보며 “선지 웨딩드레스 어디꺼냐. 예쁘던데. 외국 디자이너거냐”고 물었고, 이에 백야는 “사진보다 실제로 더 예뻤다”고 답하며 웨딩드레스 예찬을 늘어놓은 것이다.
선지와 화엄의 하룻밤도 논란이 됐다. 신혼 첫날밤 생뚱맞게 한복을 입고 존댓말을 쓰는 선지와 화엄을 이해하기 어려웠을 뿐더러, 갑자기 덥다며 걸그룹 이엑스아이디(EXID)의 ‘위아래’ 댄스를 추는 모습은 기괴하기까지 했다. 물론 이제 막 결혼식을 올린 젊은 신혼 부부인만큼 독특한 이벤트로 첫날밤을 기억한 것이라고도 칠 수 있다. 문제는 극의 전개와 상관없는 진행된 이들의 하룻밤은 지루했으며, 내용도 없었다는 것이다.
선지를 향한 임성한 작가의 사랑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3일 방송에서는 길지 않았지만 신혼여행 중 시댁에 전화를 하는 장면을 그리면서, 개념 있고 싹싹해서 시댁의 사랑을 받는 선지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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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문제의 장면 중심에는 선지 역을 연기하는 백옥담이 있다는 것이다. 백옥담은 임성한 작가의 조카로 알려진 배우다. 내용도 없고 의미도 없는 결혼식 장면이 이어지면서 임성한 작가의 백옥담 띄우기 의혹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초반 조연급이었던 백옥담의 비중은 주인공인 백야를 압도할 정도로 커졌으며, 그로인해 안 그래도 산으로 가는 ‘압구정 백야’이 산으로 가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
사실 백옥담은 ‘압구정 백야’ 뿐 아니라 과거 임성한 작가의 작품 속 특혜의혹을 받는 배우 중 하나다. 다른 캐릭터들은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병으로 비명횡사하는 반면, 유독 백옥담이 연기하는 인물은 뒤로 갈수록 그 존재감을 확고하게 드러내기 때문이다. 극중 백옥담의 존재감은 모든 배우들을 통틀어서 압도적이고, 이는 “결국 백옥담이 최종 주인공 아니냐”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다.
모든 것은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조카인 백옥담을 띄워주고 작품을 통해 칭찬해 주는 것도 좋지만, 모든 것은 시청자들이 받아드릴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한쪽에서 밀어붙이는 일방적인 찬양은 결국 작품 뿐 아니라 개인 본인에게도 독이 돼 돌아온다. 임성한 작가의 과도한 백옥담 챙기기가 계속될수록, 그녀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저 연기만 했을 뿐인데 고모의 지나친 총애를 받는 백옥담은 이미 시청자들에게 밉상으로 찍혔으며, 임성한 작품 외에 다른 작품에서는 연기할 수 없는 반쪽자리 배우로 평가받고 있다. ‘임성한 월드’의 특채 1기인 백옥담은 자신을 둘러싼 특혜논란을 깨고, 임성한 작가이 품을 떠나서도 진짜 배우 대접을 받을 수 있을까.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