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MBN스타 유지혜 기자] 방송인 박경림이 엄마 100명과 함께 강원도 정선으로 힐링 여행을 떠났다.
27일 오전 박경림은 ‘엄마’ 100명과 함께 강원도 정선군으로 여행을 떠났다. 이 특별한 여행은 박경림이 최근 출간한 도서 ‘엄마의 꿈’에서 인터뷰이로 등장했던 SM C&C BT&I 송경애 대표와의 대화로부터 시작됐다.
송 대표와 박경림은 “요즘 엄마들이 얼마나 많이 힘드냐. 이런 엄마들을 힘나게 하는 여행을 떠났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고, 이 작은 대화는 100명을 초대할 만큼 판이 커졌다. 100명의 여행단은 온라인 서점 예스24, 송경애 대표 블로그, 박경림이 진행하는 MBC FM ‘2시의 데이트’를 통해 진행된 이벤트를 통해 선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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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SM C&C 투어익스프레스 |
이에 대해 박경림은 “그런 얘기들을 하면서 이번 설 연휴가 기니까 ‘차라리 설에 가자’고 말했다. 하지만 설에 여행을 떠나면 오실 수 있는 어머님들이 얼마나 계시겠느냐. 그래서 설 스트레스도 풀 겸 설 끝나는 주에 여행가자고 결정했다”고 여행 동기를 설명했다.
이른 아침부터 청량리 역에 모인 100명의 여행단은 총총걸음으로 등장한 박경림에 환호를 보냈다. 본인 또한 엄마인 박경림은 주변에 모여든 엄마들과 얼싸 안으며 반가워했다. 박경림과 함께 기차에 오른 엄마들은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나눴다. 박경림과 송경애 사장은 그런 어머님들의 자리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함께 사진을 찍고, 짧은 대화를 나누며 교감했다.
어머님들과 박경림은 주거니 받거니 농담을 주고받으며 환상 호흡을 자랑했다. 박경림도 어머님들과의 시간이 즐거운 듯 했다. 그는 “서울에서 정선까지 4시간 이상이 걸린다. 이른 아침부터 오시느라 피곤하실 법도 한데, 지금 아무도 주무시는 분이 없다. 역시 엄마들이다”라며 덩달아 신나했다.
정선에 도착한 일행은 정선 5일장을 함께 둘러봤다. 주부 9단인 어머님들과 박경림은 시장을 누비면서도 나물, 김 등 반찬거리가 될 만한 상품들에 관심을 가지며 수다를 나눴다. 정선 5일장은 시끌벅적한 어머님 군단에 활기를 띄었다. 어머니들은 굽이치는 강 전경을 볼 수 있는 스카이워크를 구경하고, 정선아리랑 공연까지 관람하며 눈이 즐거운 여행을 만끽했다.
공연이 끝난 후 어머님들이 여행에서 가장 기대를 보였던 ‘엄마의 꿈’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박경림과 송경애 대표는 무대에 올라 뛰어난 입담으로 어머님들을 즐겁게 했다. 알고 보니 이번 여행단은 엄마들끼리만 온 것은 아니었다. 모녀끼리, 고부끼리, 친구끼리 함께 손잡고 온 사람들이 많았다.
그만큼 사연도 다양했다. 38년 동안 우정을 함께 한 어머님들부터 이번 여행을 위해 엄마 사진을 찾다가 문득 엄마의 세월을 실감했다며 눈물을 쏟는 젊은 엄마, 임신이 잘 되지 않아 마음고생을 하다 가진 아이가 처음으로 ‘엄마’ 소리를 할 때 그렇게 감동일 수 없었다고 눈물짓는 엄마까지. 갖가지 사연들이 무대 위로 올라오자 어머님들은 함께 울고 웃으며 온 몸으로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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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SM C&C 투어익스프레스 |
이런 분위기는 송경애 대표의 개인사가 공개되자 더욱 고조됐다. 송 대표는 “지금 이 순간을 즐겨야 한다”고 말하며 폐암 말기의 동생 이야기를 꺼냈다. 개인적인 얘기를 많은 청중들 앞에서 꺼낸다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송 대표도 자신과 똑같은 엄마들 앞이기 때문에 더욱 쉽게 말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진정성 있는 그의 이야기에 금세 좌중은 울음바다가 됐고, 송 대표의 “그러니 우리 건강하게 이 곳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자”는 말에 모두 우렁찬 박수를 보냈다.
이처럼 여행단과 박경림, 송 대표는 한마음이 돼 더욱 가까워졌다. 집에 가는 열차에 오른 최수정(46) 씨는 “오늘 엄마와 함께 왔는데 내 꿈이 뭔지 알게 됐다. 정선 여행이 정말 좋아서 다음번엔 온 가족들과 하룻밤 자고 가려고 한다”고 다음 여행을 기약했다. 송경애 대표 또한 “우리가 이 프로그램으로 어머님들께 힐링을 준다고 생각했는데 되려 내가 힐링을 받아서 감동했다. 시간이 너무 짧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서울로 올라오는 열차 안에서 박경림은 마이크를 잡고 “오늘 어머님들과 함께 해서 정말 행복했다”고 함께 즐겁게 시간을 보낸 어머님들에 감사함을 전했다. 어머니들도 박수로 그의 진심에 화답했다. 서울역에서 안녕을 고하는 어머님들과 송 대표, 박경림은 “행복합시다, 사랑합니다”라는 구호로 인사를 대신했다. 늘 자식 먼저, 남편 먼저 생각했던 우리네 ‘엄마’들은 박경림과 송 대표의 작은 이벤트로 하루 동안 지난 설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고, ‘나’에 집중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게 됐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