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정예인 기자] 28일 오후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경기도 화성에서 2004년 실종된 노세령(23·가명) 씨의 사건을 다뤘다.
대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노세령 씨는 어머니에게 곧 집에 도착한다는 문자를 남긴 채 갑자기 사라졌다. 경찰은 그가 실종된 장소가 화성임을 파악, 화성사건의 11차 사건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재빠른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노세령 씨는 발견되지 않았고, 가족들은 몸값을 요구하는 전화라도 걸려오길 기대했지만 아무런 소식도 없었다. 그 때 실종된 이튿날부터 브래지어, 청바지 등 노세령 씨가 몸에 지니고 있던 물품들이 43도 국도 14군데에서 실종된 지 20여일에 걸쳐 발견됐다. 수사를 맡았던 형사는 “범인이 경찰들과 게임을 벌이는 것 같았다”고 증언했다.
↑ 사진=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
이 소지품에는 독특한 점이 있었다. 납치 사건에 연루됐다고 하기에는 옷가지 등이 지나치게 멀쩡했던 것이다. 반면, 범인은 소지품을 도로변에 나열했던 것과 달리 시신을 은폐하기 위해서 많은 신경을 기울였다. 노세경 씨의 시신은 실종된 지 46일 이후, 이름 없는 동네 야산에서 부패한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노세경 씨의 소지품을 중심으로 범인의 동선을 추측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유류품을 떨어트려둔 위치가 경찰에 혼선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반대 방향으로 가면서 피해자 유류품의 일부를 떨어트린 것으로 봤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이어 “노세경 씨를 납치한 범행 수법이 전형적인 호의동승 수법으로 보인다. 호의동승은 인적이 드문 동네에서 교통편이 불편한 경우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이런 범죄자들의 특징은 결국 검거되거나 사망에 이르기 전까지는 연쇄 범죄의 특성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 말처럼 노세령 씨가 사라진 이후 2008년, 25살 여성이 용인 근처에서 납치된 후 강간, 살해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의 수법은 노세령 씨가 실종됐던 것과 비슷한 수법으로 밝혀졌으며, 범인은 사건 발생 4일 후 체포됐다. 당시 사건을 전담한 국선 변호사는 “(범인은) 실수로 벌인 사건이라고 증언했다. 그러나 그러기엔 지나치게 담담했다. 그래서 돌아오는 길에 사이코패스 형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경찰은 용인 살인 사건의 범인이 노세령 씨 실종 사건의 범인과 일치할 것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가장 결정적인 증거인 노세령 씨의 청바지에서 나온 범인의 DNA와 용인 살인 사건의 DNA를 비교했다. 그러나 DNA 불일치라는 결과가 나오면서 수사는 다시 미궁에 빠졌다.
이 때, 유전자 정보가 채취해 분석하는 과정에서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국가수는 연구원의 땀이 시료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파악, 문제가 어디서 발생됐는지 찾아 나섰다. 그 결과 노세령 씨의 청바지에 묻은 정액 DNA가 오염된 것이라는 결과를 발견했다. 어쩌면 범인을 발견할 수 있었을지 모르는 유일한 증거를 잃은 셈이었다. 여전히 노세경 씨 실종 사건의 범인은 잡히지 않은 채 미제로 남았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사회와 종교와 미제사건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 탐사하는 저널리즘 프로그램으로, 매주 토요일 오후 11시15분에 방송된다.
정예인 기자 yein6120@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