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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고 싶다는 원초적 본능은 비행기를 만들었다. 여기에 더 나아가 아예 새가 되고 싶은 이들이 있다. 자신을 새라고 믿는 존재들이다. 영화 ‘조류인간’의 소재다.
‘조류인간’은 새가 되기 위해 집을 떠난 아내를 찾아 해매는 소설가 남편(김정석)과 그의 아내를 알고 있다는 묘령의 여자(소이)의 여정이 담겼다. 일종의 액자식 구성으로 15년 전 소설가의 아내(정한비)가 새가 되려고 한 여정도 함께다.
사람의 몸인데 자신을 새라고 믿는 이들의 정체성과 자아 찾기라는 독특한 소재지만, 은유법으로 보인다. 무리 속에 있으면서도 외로움을 느끼는 이들의 아픔이나 누군가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서러움, 나아가서는 성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는 이들의 마음 등을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영화는 흡인력 있게, 궁금증을 높여간다. 여자가 새가 되는 과정과 소설가가 아내를 찾아가는 여정 모두 흥미롭다. 마지막 소설가가 맞닥뜨린 상황에서는 관객도 소설가와 같은 똑같은 기분을 느끼리라.
‘페어 러브’, ‘배우는 배우다’, ‘러시안 소설’ 등을 연출한 신연식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와 문학의 결합처럼 느껴지는 신 감독의 독창적인 스타일이 몰입도를 기대 이상으로 높인다.
‘조류인간’은 어디에 속할 수 없는,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