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배우 이준과 유아인, 실제 나이는 서른 살에 가깝지만 ‘안판석’ 표 카메라를 거치니 영락없이 스무살 이하 소년이 돼버렸다. 이준은 안판석 PD의 신작 SBS 새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유아인은 한 종편 드라마인 ‘밀회’에서 나이를 훌쩍 뛰어넘는 매력적인 소년 연기를 펼쳤다. 안판석 PD의 소년들은 어떻게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것일까.
이준의 물오른 소년 연기는 23일 오후 방송된 ‘풍문으로 들었소’ 첫 회에서 가장 여실히 나타났다. 이날 방송에서 19살 고등학생 한인상(이준 분)은 또래 여자 친구 서봄(고아성 분)이 자신과 하룻밤 불장난으로 아이를 가진 뒤 잠적하자 끝까지 그 소재지를 알아내고자 했다.
한인상은 결국 주소를 받아들고 서봄을 찾아갔고 배가 불러온 여자 친구를 보며 절망과 미안한 마음에 사로잡혔다. 그는 말도 제대로 잇지 못할 정도로 눈물을 쏟아내며 “내가 미안하다. 너 혼자 얼마나 힘들었겠느냐”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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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직 심신미약한 소년에게는 너무나도 무거운 부담감이었을까. 그는 틈을 주자 갑자기 한강물에 들어가 목숨을 끊으려 했다. 법조계 정통한 재벌2세 부모에게 서봄을 데려가기 두려웠던 것. 죽고 싶었지만 한겨울 한강물이 너무 차가워 발조차 담글 수 없어하는 그의 뒷모습은 풋풋하면서도 웃음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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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이 연기한 소년 이선재도 여성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온 캐릭터다. 그는 ‘밀회’에서 여인의 관능미에 처음 눈 뜬 뒤 혼란스러워하는 피아노 천재 이선재를 100% 소화해내며 스무 살 특유의 순수와 치기를 보여줬다. 피아노 스승 오혜원(김희애 분)에게 처음으로 칭찬을 듣고 한밤중 거리를 달리며 포효하는 장면이나, 오혜원과 함께 피아노를 치며 절정을 느끼는 장면들은 이선재의 ‘소년’다운 매력이 녹아들었기에 명장면으로 꼽힐 수 있었다.
두 작품 속 ‘소년’들이 매력을 발산할 수 있었던 건 이준과 유아인의 연기력이 훌륭해서만은 아니다. 두 작품 연출을 맡은 안판석 PD와 정성주 작가가 ‘소년’에 대한 판타지를 연출과 필력으로 제대로 건드렸기 때문이다. 장성한 남자지만 슬플 때 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리거나 기쁨과 환희 앞에서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안판석’ 표 순수한 소년이 이번에도 브라운관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