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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이유 없이 좋았어요. 마냥 행복했어요. 학창시절 소문으로만 듣던, 로망이었던 지태 형을 일터에서 직접 만나다니…촬영 내내 설레고 행복했어요. 언제든지 부르신다면 달려가겠습니다. 또 만날 수 있을까요? 벌써부터 떨리네요. 하하!”
‘힐러’에서 봤던 거친 ‘야생미’가 순식간에 벗겨졌다. 존경하는 선배이자, 좋아하는 형, 어릴 적 우상이었던 유지태를 언급한 지 단 3초 만의 변화다.
최근 ‘힐러’로 통해 배우로서 한 단계, 아니 세 단계는 훌쩍 뛰어 넘으며 호평 세례를 받은 배우 지창욱을 만났다. 화려한 액션으로 상남자의 매력을 마음껏 뿜던 그는 어릴 적 로망이었다는 유지태의 이야기에 금세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었다.
지창욱은 “신입생 시절부터 지태 형은 학교의 전설로 통하는 유명한 스타였어요. 말 그대로 로망이었고 꿈같은 존재였죠”라고 운을 뗐다. 이어 “실제로 만나니 상상 그대로, 아니 그 이상의 감동이었다”고 했다.
“지태 형을 촬영장에서 만나게 되니 긴장되고 설레기까지 하더라고요. 촬영 내내 팬의 입장에서 마냥 신나서 따랐던 것 같아요. 아니, 오히려 감동이었죠. 대 스타임에도 불구, 정말 후배들을 아껴주시고 누구에게나 배려 넘치는 다정한 성품을 지니셨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촬영장 분위기도 항상 좋았어요.”
이어 “어떤 게 가장 인상적이었냐”는 질문에 “뭔가 조언을 해줄 때도 무섭게 충고나 지도를 해주기보단 ‘연기 하는데 불편한 건 없어?’ ‘감정 잡는데 힘든 점은 없니?’ 등으로 묻는 분”이라고 답했다.
“형은 상대방을 굉장히 편안하게 해주는 분이세요. 배려가 몸에 밴 분이랄까? 별거 아닌 말 같지만 후배가 선배에게 이런 배려를 받는 일은 솔직히 드물거든요. 선배이지만 내 파트너라는 동질감? 유대감을 느끼게 해주고 함께 템포를 맞춰 호흡을 해주세요. 후배 입장에서는 정말 감동적이죠. ‘역시 유지태구나’ 했어요. 지태 형이 뭔가를 하자고 제안한다면 뭐든 언제든 달려가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하!”
그는 “정말 감사하게도 이번 드라마는 그 어떤 작품보다 배우고 느끼고 즐길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있었다”며 “작품이 끝난 뒤 이에 대한 평가는 결국 시청자의 몫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한 욕심이나 부담감 보다는 그저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게 목표였다”고 말했다.
“감독, 작가님을 비롯해 스태프, 동료 배우들에 대한 믿음이 워낙 컸기 때문에 전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역할에 최선을 다할 수 있었어요. 특히 이번에 유독 거친 액션신을 많이 소화하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하는 분들의 위대함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어요. 배우가 액션을 하면서 만나는 한계는 결국 ‘대역’ 배우가 대신 커버를 해주는데 그들의 프로의식과 스태프들의 열정은 정말 대단했어요. 옆에서 보면 저 씬을 찍다 죽어도 여한이 없는 사람들처럼 정말 몸을 사리지 않는 게 경이로웠죠.”
그의 큰 눈망울이 순간 흔들렸다. 그는 촬영 당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을 도와주던 많은 이들을 떠올리며 “가슴 한 켠이 뭉클하다”고 했다.
“배우라는 직업은 늘 보여지는 것이라 불편한 부분도 있지만 그만큼 보상 받는 것도 많아요. 고생하는 만큼 응원도 받고, 성과를 내면 큰 사랑과 보상도 받게 되죠. 많이 힘들어도 그걸 알아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그 원동력으로 극복하게 되고요. 그런데 스태프들을 보면 그게 아니더라고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대중이 알아주지 않는데도 한결 같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뭉클했어요. 결국 개개인이 가진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임하는건데 느껴지는 게 많더라고요. 내가 그런 그들 앞에서 뭘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보니 그저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우리 팀웍의 원동력이 바로 그거였던 것 같아요. 배려, 노력 그리고 각자의 프로의식. 배운 게 정말 많았어요.”
그는 ‘힐러’를 통해 얻은 많은 것들 중에서도 가장 값진 건 ‘추억’이라고 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만든 추억, 한 순간 한 순간을 모두 가슴에 새기고 싶을 정도로 즐거웠습니다. 신났어요”라며 또다시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벌써 지나간 시간이 돼버렸네요. 제 인생에서 보면 짧고도 짧은 시간이겠지만 그 어떤 때보다 가슴에 깊이 남을 경험이 된 것 같아요. ‘힐러’를 통해 보낸 시간은 나름대로 정말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그게 정말 기분이 좋고 뿌듯해요. 모두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한편, ‘힐러’를 마친 그는 곧바로 뮤지컬 ‘그날들’ 무대에 열중한다. 조만간 차기작도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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