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전 세계를 속일 콧수염 사기단이 온다.
세상에 단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고야의 명작 ‘웰링턴의 공작부인’이 복원 도중 감쪽같이 사라진다. 예술작품 딜러이자 미술광인 모데카이(조니 뎁 분)는 한때 잘 나가는 귀족이었으나 현재는 재정난으로 파산 직전에 대저택마저 잃을 위기에 놓였다. 때마침 그의 대학동창이자 MI5 특수요원 마트랜드(이완 맥그리거 분)로부터 복원가를 죽인 범인과 사라진 그림을 찾아오라는 제안을 받는다.
모데카이는 그의 충성스런 하인 조크(폴 베타니 분)와 그림의 행적을 따라가던 중 그 속에 나치의 비밀 계좌번호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때문에 러시아 집권층은 물론 이슬람 테러리스트, 중국 마피아, 예술품 밀매업자, 미국 최고의 억만장자까지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진다.
![]() |
이렇게 시작된 추격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은 의외의 인물이다. 바로 모데카이의 부인 조한나(기네스 팰트로 분)다. 조한나는 이 모든 사건의 열쇠를 쥐고 은밀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특히 대학 동창인 모데카이와 마트랜드의 경쟁관계를 이용, 마트랜드를 유혹해서 정보를 끄집어내는 ‘솜씨’를 자랑한다.
극의 흐름에서 조한나가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다면 조니 뎁은 이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무겁지 않게 끌어가는 역할을 한다. 평소 ‘변신의 귀재’라 불리는 조니 뎁은 이번 작품에서 익살스럽고 재기 발랄한 이미지를 여실이 보여줬다.
영화 ‘모데카이’의 주인공이자 전채 사기꾼인 모데카이는 풍자적이면서 완전히 영국적인 스타일과 톤을 가진 키릴 본피글리올리의 유명 3부작 소설의 카리스마 넘치는 안티 히어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캐릭터다. 조니 뎁은 이미 이 소설을 읽고 마음을 빼앗겼으며, 친구이자 동료인 데이빗 코엡 감독에게 연출할 소재로 이를 권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실제 영화로 만들어진 모데카이는 장난기 넘치는 사기꾼이자, 매력 넘치는 한량으로 미술품을 매매하기도 하지만 정작 주머니는 헐렁한 주인공이다. 이러한 캐릭터는 사실 조니 뎁의 전매특허 캐릭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매 작품마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선보인 조니 뎁이 이번 작품도 제 옷처럼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오는 18일 개봉.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