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리얼스토리 눈’에서 한때는 사랑했지만, 지금은 원수 지간이 된 70대 노부부의 사연을 다뤘다.
9일 오후 방송된 MBC ‘리얼스토리 눈’에서는 전처의 집에 불을 지른 70대 노부부의 끝나지 않는 장미전쟁이 그려졌다.
작년 11월1일 누군가 쌓여진 재활용품에 불을 지르며 천안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화재가 났다. 다행히 인근을 지나던 순경들과 주민들의 신속한 대처로 불은 크게 번지지 않았지만, 용의자로 지목된 건 집주인(80, 여)의 전 남편인 신 씨 할아버지(76)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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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리얼스토리눈 방송 캡처 |
두 사람은 30여 년간 함께 살았지만 7년 전 이혼을 하고 말았다. 이상하게도 이혼 후, 할아버지는 수시로 할머니를 찾아와 할머니가 만나주지 않으면 난폭한 행동을 보였다. 방화범으로 지목된 할아버지는 이혼 후 허름한 셋방에서 홀로 생활 중이었다.
할아버지는 부엌도 없는 낡고 좁은 집 안에는 오랜 시간 방치되어 부패된 음식과 낡은 물건으로 가득 차있었고, 끼니조차 제대로 해결 못해 매일 무료 급식소를 찾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가난한 독거노인인 줄 알았던 할아버지에게 놀랍게도 1억 원이 넘는 재산이 있었고, 할머니는 그렇게 많은 돈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며 할아버지의 손길을 거부했다.
할아버지와는 달리 할머니는 이혼 후 정부에서 주는 노령연금 20만원으로 생활하고 있는 할머니는 넉넉지 않은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폐지 줍는 일을 하고 있다.
또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30년 간 살면서 단 한 푼의 돈을 받아본 적이 없으며 오히려 자신이 식당에 나가 번 돈으로 생계를 꾸려왔고, 걸핏하면 밥상을 엎고 성질을 부리는 할아버지로부터 벗어나고 싶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그럼에도 할아버지가 찾아와 부리는 난동을 그저 보고만 있는 할머니는 심지어 할아버지를 보며 “얼굴이 안 됐다. 음식 해주고, 옷을 빨아주는 사람이 없으니 저렇게 됐다”고 말하며 안타까워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심리적 이혼을 하고 법적 이혼을 하는 보통 경우와 달리,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법적 이혼부터 성사되고 지금까지 정서적 이혼을 진행 중인 것”이라며 “두 사람의 관계는 결혼 생활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할아버지는 음식을 해줄 사람이 없자 무료 급식소에서 싸온 음식을 썩을 때까지 보관하는 버릇이 생겼다고 말했고, 실제로 할아버지의 집에는 썩은 음식들이 쌓여있었다. 이토록 열악한 환경에서 사는 할아버지를 위해 제작진은 환경 개선에 나섰지만,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모두 도움을 거부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여전히 투닥거리면서도, 서로의 주변을 맴돌며 아직도 ‘장미전쟁’을 치르고 있다.
한편 ‘리얼스토리 눈’은 다양한 시선과 관점으로 사건 이면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루는 시사 프로그램으로 매주 월~금 밤 9시30분에 방송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