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이종석이 가발을 쓰고 달포를 연기하는데 그 모습이 왠지 너무 웃겼어요. 하하.”
배우 박신혜는 아직도 그때가 생생하다는 듯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S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에서 이종석이 더벅머리 가발을 쓰고 달포로 분했을 때를 떠올리니 또 다시 웃음보가 자극되는 모양이었다. 한번은 ‘달포 영상’을 보다가 이종석이 뒤에 있는지도 모르고 ‘앗~정말 웃겨’를 외쳤다가 호되게 구박당하기도 했단다. ‘넌 내게 모욕감을 줬어’를 연발하는 이종석의 마음을 풀어주느라 혼났다며 티격태격 돈독한 우정을 자랑했다.
박신혜는 최근 진행된 MBN스타와 인터뷰 자리에서 상대역 이종석과 ‘피노키오’에 대한 솔직한 마음들을 풀어놨다. 그가 맡은 인하만큼이나 해맑으면서도 속깊은 얘기들이 오갔다.
↑ 사진 제공=쏠트엔터테인먼트 |
◇ “이종석, 애교 많아 더 사랑스러운 친구”
이종석을 떠올리면 피식피식 웃음부터 나는 모양이었다. 일적인 파트너를 떠나 서로 친근하게 가까워진 마음의 거리가 엿보였다.
“사랑스러운 친구예요. 애교도 많고요. ‘촬영장의 꽃’은 원래 여배우 몫인데 이번엔 이종석에게 빼앗겼다니까요? 남자배우에게 빼앗긴 건 정말 처음이에요. 그런 애교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건지 모르겠어요. 물어보니까 ‘먹고 살기 위한 생존수단’이라고 하더라고요. 하하. 몸에 사랑스러움이 가득 묻어나는 친구죠.”
이민호, 김우빈, 장근석 등 그동안 함께 호흡을 맞춰온 20대 남자배우와 이종석의 다른 점을 물었더니 ‘따뜻함’이라고 대답했다.
“서로 대화하고 리허설하면서 느낀 건 ‘아, 눈빛이 참 따뜻한 친구구나’였어요. 전작에서 눈빛이 멋있고 남자다운 배우들과 함께했던 것과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죠. 저와 연기 호흡도 정말 좋았고요. 덕분에 연기하면서 많이 웃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사진 제공=SBS |
한눈에 봐도 친한 게 느껴지는 두 사람이라 ‘피노키오’ 속 수많은 러브신을 찍을 때 어색하지 않았는지 물었다. 그러자 드라마 초반 찍었던 토스트 러브신을 지목하며 비하인드 스토리 하나를 털어놓았다.
“촬영 초반이라 친해지기 전이었는데 그 러브신을 아침 첫 장면으로 찍은 거예요. 그냥 알콩달콩한 분위기로 찍으면 되겠다고 생각하고 임했는데 감독님이 자꾸 ‘너희 연애 안 해봤느냐’며 더 달콤하게 연기하라고 재촉하시더라고요. 다들 지켜보는 가운데 찍는데 얼마나 오글거렸겠어요? 그러다가 조명팀 오빠들을 쳐다봤는데 자기들이 더 몰입했는지 입술을 막 오물거리는 거예요. ‘오빠들이 왜 오물오물하느냐’고 막 뭐라 했죠. 크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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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노키오’,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박신혜에게 ‘피노키오’는 드라마 그 이상의 의미였다. 극 중 인하가 성장하는 모습이 지금의 자신과 똑 닮아있었기 때문에 마음이 더 갔다고.
“‘피노키오’는 아직 제가 끝나지 않은 드라마에요. 극 중 인하가 느끼는 말의 무거움을 저도 느끼고 있거든요. 앞으로도 겪어야 할 문제고요.”
이외에도 인하와 박신혜는 틀로 찍어놓은 것처럼 비슷한 점이 많았다. 캐릭터에 편안하게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고 바로 이런 점 때문.
“막말 잘하고 솔직한 성격이 저랑 정말 닮았어요. 하하하. 평소에 웃음소리도 크고 리액션도 좋은 편인데 주위에서도 인하와 굉장히 비슷하다고 하더라고요. 하고 싶은 일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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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을 많이 쏟았기 때문일까. 작품에 대한 만족도는 100%라고 했다.
“인하와 달포의 얘기도 정말 예쁘게 그려졌잖아요? 또 가족간의 에피소드도 재밌고 뭉클하게 끝났고요. 매순간 촬영할 때마다 행복했어요. 변희봉 선생님에게도 평소에도 ‘할아버지’라고 부르며 편하게 연기했고, 신정근 선배와 연기할 때에도 실제 아빠한테 매달려 애교 부리는 것처럼 했거든요. 또래 배우들과 팀워크도 좋았고요. 정말 감사하고 행복한 작품이었죠.”
엄마이면서 상사인 송차옥을 연기한 진경과 호흡도 일품으로 꼽았다.
“촬영 안할 때에도 진경 선배와 항상 붙어있었어요. ‘똑순이’라며 절 굉장히 예뻐해 주셨거든요. 계속 같이 있다보니까 나중엔 정말 둘이 닮았다는 말을 들을 정도였어요. 그래서 그런가. 후반부로 갈수록 인하와 송차옥의 ‘케미(케미스트리 준말)’가 잘 살아난 것 같아요. ‘엄마’라는 단어가 듣기만 해도 울컥하는데, 대사 한마디 한마디 마음을 쥐고 흔들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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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여 사회부 수습기자로서 달려온 그에게 ‘피노키오’로 얻은 것을 물었다. 언론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여유를 지니게 됐다며 똑 부러지게 대답하는 그다.
“봐야 할 뉴스와 보고 싶은 뉴스가 따로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굳이 봐야 할 정보는 아니지만 괜히 클릭하게 되는 그런 뉴스 있잖아요? 그래서 기사 방향이 더 자극적으로 가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이번 작품으로 ‘어떻게 하면 내 의견이 봐야 할 뉴스면서 보고 싶은 뉴스가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죠. 가끔 사적인 얘기들이 더욱 이슈가 되는데 이제는 이런 걸 조심해야겠다고 느꼈어요.”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