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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명민과 오달수의 환상적인 콤비 플레이는 여전하다. 한 사람이 웃기고, 다른 이는 더 웃긴다.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웃음이란 이런 것인가 할 정도다. 웃기면서도 진중할 땐 진중하다. 드라마 부분도 강조됐고, 스케일은 더 커졌다. 하늘을 나는 기구가 나름 ‘플라잉 액션’의 묘미도 전해준다. 여전히 의심스러워 할 관객이 많겠지만, 조금은 너그러워도 될 듯하다.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이하 조선명탐정2)’은 조선 제일의 명탐정 김민(김명민)과 그의 파트너 서필(오달수)이 조선 전역에 유통되고 있는 불량 은괴에 대해 조사하면서 미스터리한 게이샤 히사코(이연희)를 만나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2011년 설 연휴에 개봉해 478만여 명을 동원했던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의 두 번째 시리즈다.
김명민과 오달수의 환상적인 호흡은 두말할 것 없다. 조선의 천재 탐정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허당 매력이 가득하고 여자를 밝히는 김민과 때로는 시크하게 또 때로는 수다쟁이처럼 김민을 나무라는 서필. 비슷한 곳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두 사람의 말과 행동이 묘하게 대치를 이루면서도 독특한 ‘남남 케미’를 선보이는 데, 둘을 지켜보는 맛이 쏠쏠하다.
배우 이연희와 가수 조관우의 쓰임 역시 탁월하다. 김민이 홀딱 빠지게 된 매력적인 히사코를 연기한 이연희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뒤늦게 등장하지만 팜므파탈의 매력이 상당하다. 또 히사코가 있는 기방에서 눈이 안 보이는 척 악기를 연주하는 악사로 등장해 카메오인 줄로만 알았던 조관우의 활약과 역할은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할 정도다.
‘조선명탐정2’는 예능 PD 출신 김석윤 감독의 감각이 스크린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전편의 후광효과만 보지 않으려고 한 듯 코미디와 반전, 추리 영역을 고민한 흔적도 역력하다. 그렇다고 머리 아픈 꼬임은 아니다. 이야기 구조 자체가 쉽다. 설 연휴 가족들이 보기에 자극적이지 않다.
한국판 홈즈-왓슨 콤비의 귀환. 흥행에 따라 3편이 나올 예정인데, 한국에서도 이런 시리즈물이 계속 나오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물론 계속해서 어색한 빈틈을 채워나가는 노력은 필요하겠지만. 125분. 12세 이상 관람가. 11일 개봉 예정.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