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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시험 답지 한글번역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이 올해 주요 사업으로 조선시대 과거시험 답안지인 ‘시권(試券)’의 한글 번역에 나선다.
27일 이배용 한중연 원장은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 신년 간담회에서 “한중연 장서각이 소장한 조선시대 관료들의 시권 300장에 대해 탈초(脫草·초서를 정자로 바꾸는 것)와 한글 번역에 들어갈 것”이라며 “번역이 끝나는 대로 연내 전시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선시대 시권은 합격자들에 한해 다시 돌려줬는데 각 가문에서 보관 중인 시권을 한중연이 수집 보관하고 있다.
이 원장은 “서계 박세당 등의 시권에는 치열한 시대정신이 담겼다”며 “임금 등 시험관들의 질문이 어땠는지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중연은 전시를 위해 시권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를 진행한다. 자료를 엄선하고 정확한 탈초를 거친 후 역주를 진행해 과거시험의 구체적인 절차와 과정 등을 실제와 같이 재현할 예정이며, 출판물로도 나올 예정이다.
시권뿐 아니라 조선시대 한글사용의 중요 주체인 여성들이 갖고 있는 가족과 사회에 대한 의식을 맥락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한글 편지에 나타난 여성의 가족과 사회에 대한 의식 연구’,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의궤의 가치를 종합적으로 고찰하는 ‘조선왕조 의궤의 기록유산적 가치 연구’ 등 고전 자료의 현대화 사업이 진행된다.
이배용 원장은 “스토리텔링이 안 되면 번역해봤자 읽기 힘들다. 번역과 함께 스토리텔링하는 걸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스토리텔링이 가미되면 우리 보물이 수장고에 잠자는 게 아니라 국민의 문화의식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분당·판교 소재 10개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진행하던 ‘찾아가는 한국학 콘서트’ 사업은 2015년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에 맞춰 전국으로 확대 추진한다.
해당 사업은 한국학 연구 성과를 사회로 환원하는 대중화 사업의 일환으로 다양한 역사와 전통문화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밖에 2004년부터 시행해 오고 있는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편찬 사업, 외국 교과서를 검토해 한국에 대한 오류를 바로잡는 한국 바로 알리기 사업도 이어갈 계획이다. 광복 70년을 맞아 지난해부터 다양한 사업도 기획하고 있다.
이배용 원장은 “기관을 알리는 홍보차원이 아니라 인문학의 정신을 전달해 국민들이 자긍심을 가지게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중연 한국학대학원 아래에 한국학고등연구소를 신설하고 인문정신문화연구센터와 글로벌리더십연구센터를 산하에 두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와 관련해 일부 학부장이 사의를 밝히고 교수협의회가 지난해 12월 반대성명을 내는 등 학내 반발이 일고 있다.
교수
이에 대해 이 원장은 “한국사에서 리더십을 체계적으로 조명하고 국내외 석학들과 광범위한 소통과 융합 연구를 벌이기 위해 고등연구소를 설립하려는 것”이라며 “대학원 내 기존 연구센터가 하는 역할과 다른 특별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