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TV 프로그램의 성패를 논함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으로 언급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시청률’이다. 프로그램의 인기에 대해 가장 객관적으로 드러낸 지표일 뿐 아니라 방송수익과 직결돼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특정한 프로그램이 시청되고 있는 정도를 파악하는 시청률은 방송이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방송사 및 많은 기관에서 유의 깊게 보던 분야였다.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방송사 입장에서는 단순하게 ‘어떤 방송을 사람들이 많이 보는 가’와 같은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시청습관과 형태, 의견, 어느 집단이 어떤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는지 여부 등에 대한 정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시청자가 방송을 무료로 이용하는 대신 광고주가 그 요금을 광고료로 지불하는 이중 시장 구조로 형성돼 있는 만큼, 방송사가 광고수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청률에 대한 지식은 필수적이었다.
이 같은 까닭에 1965년 8월부터 각 방송사는 대한방송사업협회를 통해 매주 정기적인 TV여론조사를 실시, 전화나 면접조사의 의해 혹은 방송사 의뢰에 따라 알려주는 방향으로 이뤄졌었다. 이는 당시 4가구당 1개꼴로 TV가 놓여 있을 정도로 보급화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가능했던 방법이었다. 조사범위가 넓지 않은 만큼 70년대초 동양방송에서 방송됐던 ‘아씨’의 경우 80%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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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한국갤럽에, MBC는 리얼미디어서비스, SBS는 미디어리서치코리아 라는 조사회사에 의뢰해 알아왔던 시청률은 1989년 국내에 시청률조시기계 피플미터로 시청률 조사가 실시되면서 더욱 정교화 되기 시작했다. 피플미터 방식의 시청률 조사를 처음 도입했던 곳은 캘럽이었다. 1990년 6월 갤럽은 피플미터 방식의 시청률 조사를 본격적으로 실시했으나, 시청률 자료 구매자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1992년 조사를 중단해야만 했다.
갤럽에 이어 1991년 서울 지역의 300가구를 표본으로 피플미터를 이용, 시청률 조사를 실시한 TV시청률 조사회사 미디어서비스코리아(MSK)는 이후 꾸준한 성장세 속에 1994년 시청률 조사시장을 독차지하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서울 지역을 한정으로 시청률 조사를 하다보니 91년 방송된 MBC ‘사랑의 뭐길래’(64.9%) 95년도 ‘젊은이의 양지’(62.7%) 등과 같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이 가능했다.
1995년 방송의 본래 기능인 공정성에 충실하겠다는 이유로 지상파 방송3사는 돌연 일제히 시청률 경쟁 중단을 선언, 미디어서비스코리아와 계약을 해지하면서 시청률 조사시장이 주춤하는 듯했다. 청와대의 압력이 있었다는 의혹 속 시청률 조사를 거부한 지상파 방송 3사였지만, 3개월도 가지 못해 슬그머니 시청률 조사에 뛰어들면서 이내 정상화 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서울가구를 기준으로 조사가 이뤄지는 만큼 60%의 벽을 넘기기란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역대 최고시청률 5순위 안에 드는 작품(1991년 ‘사랑의 뭐길래’64.9% 1995년 ‘모래시계’64.5% 1996년 ‘젊은이의 양지’62.7% 1996년 ‘첫사랑’ 65.8%)이 1995년 전후로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1998년은 시청률 조사에 획기적인 발전이 일어난 해였다. 서울 시민만을 대상으로 해온 방송 시청률 조사가 5대 도시까지 확대된 것이다. 이 같은 변화가 일어난 이유는 바로 ‘경쟁’이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국내 유일의 시청률 조시회사로 자리 잡았던 미디어서비스코리아는 국제적인 시청률 조사회사 TNS(테일러 넬슨 소프레스)가 국내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TNS의 기술제휴로 시작한 TNS미디어코리아는 그동안 시청률 조사에 사용됐던 피플미터방식과 더불어 픽처매칭 방식을 사용한다고 밝히면서 눈길을 끌었다. 픽처매칭 방식은 주파수를 읽어 시청한 채널을 구분해온 피플미터 방식과 달리, 텔레비전 화면을 읽고 저장한 뒤 메인 컴퓨터에 입력된 화면들과 비교해 시청자가 본 채널을 파악하는 방식을 말한다.
TNS미디어코리아는 한층 정교화 된 시청률 조사기법을 들고 1999년 6월 공식 출범, 서울이 아닌 전국 시청률을 조사하면서 미디어서비스코리아와 시청률 조사 경쟁체제에 돌입하게 된다. 미디어서비스코리 역시 변화가 일어나게 되는 데 바로 다국적 종합시장 조사회사인 미국의 에이시닐슨(ACNlielsen)이 1999년 8월 미디어서비스코리아를 인수 합병한 것이다. 에이시닐슨코리아가 된 미디어서비스코리아는 시청률 조사대상을 전국으로 확대하며 시청률 조사에 대한 신뢰도 상승을 꾀했다.
전반적인 시청률 하락이 일어난 가운데에서도 이른바 ‘대박’ 시청률은 탄생했다. 1999년도 ‘허준’이 63.7%를 기록하면서 60%의 벽을 넘은 것이다. 그러나 시청률 경쟁이 본격화 된 2000년대 ‘허준’ 이후 60%의 시청률을 넘는 프로그램은 더 이상 등장하지 못하고 있다.
시청률 조사는 에이시닐슨코리아와 TNS미디어코리아가 양분해 이뤄졌다. 이 때 시청률 조사의 화두는 에이시닐슨코리아와 TNS미디어코리아가 공개한 결과가 서로 달라 혼선을 빚으면서 시청률 조사방식의 신뢰도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던 중 2004년 시청률 조사회사인 닐슨미디어리서치 인터내셔널은 AGB 그룹과 합병해 AGB닐슨미디어리서치라는 합작회사를 설립하게 됐고, 다음해인 2005년 닐슨미디어리서치는 공식명칭이 AGB닐슨미디어리서치로 바뀌게 된다.
치열한 시청률 조사 경쟁 중 사건이 일어난다. 2006년 10월 경쟁 시청률조사회사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의해 TNS미디어코리아사의 시청률 조작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는 2003년 10월부터 2005년 1월 사이 발표된 TNS미디어코리아의 각종 시청률 조사 결과 가운데 600여건이 인위적으로 고쳐졌다고 주장했고, 2011년 대법원이 TNS미디어코리아가 시청률을 조작했다고 판시할 때까지 약 5년에 걸친 법정공방을 벌이게 된다.
재판과는 별개로 TNS미디어코리아는 핸드폰을 이용한 지상파 DMB사용이 늘어나자 2007년 지상파 DMB 시청률 조사 서비스를 시작하고, 2010년 명칭을 TNS미디어코리아에서 TNmS로 변경한다. 하지만 2009년 법원이 TNS미디어코리아가 시청률을 조작했다는 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주장을 사실상 인정하면서 시청률 자료의 개관성과 함께 신뢰도가 크게 무너지고, 2011년 법원이 “TNmS 시청률 조작했다”고 판시하며 큰 타격을 입게 된다.
긴 재판에서 승소한 AGB닐슨미디어리서치는 시청률 조사시장의 판도를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0년 조사기준을 전국 13개 도시로 확대시키며 더욱 정확한 시청률 조사 기준을 세운 AGB닐슨미디어리서치는 법정 승소까지 이뤄내며 신뢰도를 높이게 된다. 이후 AGB닐슨미디어리서치는 광고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KADD 닐슨미디어리서치와 2013년 1월 합병하면서 공식 명칭을 닐슨코리아로 명명하게 된다.
2015년 현재는 닐슨코리아와 TNmS가 양분해서 각 방송사의 시청률 조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닐슨코리아는 수도권 지역에서 1350가구, 부산광역시 320가구, 대구광역시 200가구, 광주광역시 270가구, 대전광역시 200가구, 구미, 마산, 전주, 청주, 춘천, 울산, 제주 등 중소도시에서 1980가구 등 4320가구에서 조사된다. TNmS 또한 조사지역은 닐슨코리아와 동일하다.제주도 포함 전국 읍면 포함 3,200가구와 약 11,000명을 대상으로(지상파 DMB는 1,000명) 조사하고 있다. 최근에는 10,000가구를 대상으로 IPTV VOD 조사도 함께 실시하고 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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