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드림보트는 여러모로 반전이 있는 팀이다. 록 밴드 답지 않은 서정적인 음악이나 훈훈한 외모 속에 감춰진 야망까지.
아주 매력적인 남자를 뜻하는 드림보트라는 단어처럼 밴드 드림보트는 훈훈한 네 명의 남자로 구성된 팀이다. 지난 1월 발매된 첫 EP도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부드럽고 대중적인 곡들이 담겼다.
외부의 도움 없이 홈레코딩을 통해 완성한 첫 EP ‘드림보트’(DREAMBOAT)를 발매 후 한 달 동안 바쁘게 지내왔다. 아직도 앨범 발매에 뿌듯함과 설렘을 안고 있는 드림보트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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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드림보트 제공 |
드림보트의 음악은 리더이자 보컬, 기타를 담당하고 있는 김경진의 손을 거쳐서 완성된다. 아무래도 김경진의 음악 색이 가장 강할 수밖에 없다. 이번 앨범도 밴드 음악이지만 발라드로 느껴질 만큼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으로 채워졌다. 지금까지 작업한 곡 중에서 비슷한 분위기의 곡들만 이번 EP에 실었다.
“멜로디나 전체적인 것은 제 색깔이 맞다. 하지만 지금 들을 수 있는 부분은 같이 만드는 것이다. 각자 맡은 파트는 알아서 편곡을 했는데 같은 색이 나왔다. 제가 주도해서 팀을 찾은 것이기 때문에 제 지분이 너무 많다. 그래서 평소에 이 친구들에게 곡을 써오라고 하는데 말을 듣지 않는다.(웃음) 그래도 수로는 지금 인트로 같은 것들을 작곡하고 있는 것 같다. 2곡 정도 들어봤는데 마음에 들었다.”(김경진)
“음악적 성향이 의외로 비슷하다. 록이지만 멜로디나 가사는 공격적이지 않다. 사실 여러 밴드를 해봤지만 우리 음악이 좋아서 평소에도 들은 것은 처음이다. 손이 가고 듣게 되는 음악인 것 같다”(강민수)
‘솔직하게’ ‘놓아줘’ ‘거짓말’ ‘오늘’까지 총 네 곡이 담긴 이번 앨범에서 가장 본인들의 앨범색을 보여줄 수 있는 곡은 타이틀곡 ‘오늘’이다. 처음 곡을 쓰자마자 타이틀곡으로 낙점했고 사랑 노래들 가운데에서 본인들을 소개할 수 있는 곡이다.
“‘오늘’을 듣고 취준생의 노래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진짜 힘들 때 쓴 곡이다. 밴드를 하기 위해서 서울로 올라왔는데 1년 동안 곡도 안 써지고 같이 밴드를 할 사람도 없었다. 핸드폰에 가사만 적어 놨었는데 한강을 기타 들고 걷다가 동작대교 밑에서 썼다. 7~8개월 전에서야 완성했다.”(김경진)
“저희의 음악이 말하고자 하는 건 공감인 것 같다. 저희 나이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꿈이나 사랑, 연애를 주로 이야기한다. ‘오늘’같은 경우는 20대의 꿈에 관한 이야기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가사도 들으면 이해하기 쉽다. 꼬아서 쓴 가사가 아니다.”(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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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때부터 음악에 빠지게 된 드림보트 멤버들은 모두 실용음악과 출신으로 군복무를 마친 후 본격적인 밴드 생활을 시작했다. 드러머 한민규처럼 부모님의 반대 없이 음악을 시작하기도 하고 대학교 자퇴라는 강단을 보여주고 나서야 인정을 받은 강민수도 있다. 김수로, 김경진도 막연했던 음악에 대한 동경을 바탕으로 드림보트를 구성한 지 만 1년이 됐을 뿐이다. 신생 밴드답게 음악적 고민을 안고 있었다.
“음악을 하면서 고민이 항상 있는데 심적으로 힘든 게 재능에 대한 믿음이 떨어지면서다. 음악이라는 게 평가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내가 만족을 못하면서 힘들다. 요즘은 그런 생각을 안 하려고 하는데 20살 이후로 다른 뮤지션들과 계속 비교를 하게 되더라. 다 겪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김수로)
“군대에 가기 전까진 음악을 하기 힘들었다. 집에선 안정적인 직장을 원했고 다른 전공을 배우다가 음악 때문에 1학기만 다니다가 자퇴를 했다. 음악하는 형들과 친해서 그 집에서 음악을 했었다. 나중에 수시로 실용음악과에 붙고 군대에 가고 나서부터 집에서 인정을 해줬다. 그랬기 때문에 힘들어도 힘들다는 말을 할 수 없다. 음악을 하는 게 부담이었는데 군대 갔다오고 마음도 편해졌다”(강민수)
“힘든 순간은 현재다. 부모님과 마주할 때 힘들다. 음악을 하는 건 반대하진 않는다. 실용음악과를 갈 때도 교육자 쪽으로 진학한다고 거짓말을 하고 시작했다. 군대 갔다 와서 밴드 하려고 서울 올라올 당시에도 표면적으로 4년제 편입을 해서 다니겠다고 해서 올라왔다. 1년 전부터 밴드를 만들고 숨기지 않고 말했더니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오라고 하더라. 명절 때마다 내려오라고 셨는데 지금은 완성된 작품이 있고 공연을 하고 있는 것도 알고 크게 반대는 안하더라”(김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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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드림보트 제공 |
26, 27세의 드림보트 멤버들은 지인들을 통해서 알음알음 소개를 받아 인연을 맺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드림보트의 구성은 리더 김경진의 이상향에 따른 결과였다. 밴드를 구성할 때 음악적 성향, 멤버들의 성격을 고려하는 경우를 봤어도 외모가 조건의 1순위인 경우는 처음이다. 김경진은 김수로의 기타 치는 모습을 본 적도 없었지만 외모만 보고 달랑 2곡의 완성곡으로 그를 밴드 멤버로 꼬셔냈다.
“같은 학교 친구가 수로를 소개를 시켜줬다. 기타를 치는 것도 못 봤는데 외모를 보고 처음 봤을 때부터 막무가내로 밴드를 하자고 했다. 훈남 이미지를 원했다.(웃음) 제가 생각했을 때 밴드라고 하면 멋있는 이미지가 있다. 음악은 맞춰가면 된다고 생각을 했지만 외향적인 것은 지적하기 애매한 부분이다. 그래서 알아서 외모를 꾸미는 친구들과 같이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제가 꿈꾸는 그림은 수트를 입고 무대에 서서 연주를 하는 것이다. 아직 포기는 안했는데 인지도가 생기면 실현하고 싶다.(웃음)”(김경진)
드림보트 첫 EP는 홈레코딩으로 제작한 것치곤 높은 퀄리티로 완성됐다는 평을 얻고 있다. 그럼에도 멤버들의 아쉬움은 묻어났다. 특히 드러머 한민규는 “사정상 드럼을 미디로 작업하면서 리얼한 소리를 담지 못한 게 아쉽다. 드럼을 치는 입장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그래서 올해 안에 계획 중인 정규 앨범은 외부의 프로듀싱이 필요하다는 게 멤버들의 생각이다.
현재 소속사가 없는 이들에게 장난스럽게 가고 싶은 레이블이 있냐고 묻자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인디 전문 레이블이 아닌 윤종신이 수장으로 있는 미스틱89였다. 올해 목표인 정규 1집 발매와 함께 더 큰 무대인 록 페스티벌에 서고 싶다는 야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꿈만 높다”라고 자평한 드림보트의 야망이 꿈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미스틱89에 가고 싶다. 윤종신 선배님을 워낙 좋아한다. 사심을 듬뿍 담아서 미스틱89 소속의 첫 밴드가 되고 싶다. 해피로봇, 플럭서스 뮤직도 꿈의 회사다. 큰 록 페스티벌 무대에도 출연하고 싶다. 제가 야망이 하늘 끝까지 넘친다. 하하하”(김경진)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