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그야말로 우는 아이 사탕 빼앗는 격이다. 가수 이수에게 MBC ‘나는 가수다 시즌3’(이하 ‘나가수3’) 제작진이 출연 기회를 ‘줬다 뺐는’ 행보로 당사자는 물론 시청자까지도 당혹스럽게 했다. 혼나서 우는 아이에겐 애초부터 사탕을 주지 말았어야 했고, 그게 아니었다면 끝까지 책임져야 하지 않았을까.
22일 MBC 측은 “이수가 ‘나가수3’에서 하차한다. 시청자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공식 발표했다. 첫 녹화를 마친 뒤 하루만의 일이라 그 파동은 생각보다 거셌다.
이수 측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수가 경연대회는 물론 그보다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까지 참석해 “프로그램에 폐 안 끼치도록 열심히 노래하겠다”고 굳은 각오까지 내보였기 때문. 게다가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오랜 자숙 끝에 지상파에 얼굴을 내비치는 거라 매우 조심스러웠을 첫 공식석상이었기에 갑작스러운 하차 통보로 받을 그의 충격은 더욱 컸을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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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사 관계자는 “‘나가수3’의 갑작스러운 강제 하차는 방송사 제작진과 사전에 협의했거나, 제작진으로부터 미리 전달 받은 내용이 아니다”며 “어떠한 상의 없이 공식적인 하차 통보가 아닌 일방적인 기사 배포로 하차를 전달받은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수의 방송 활동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여기는 대중의 의견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덧붙였다.
처음 이수의 섭외 소식이 들렸을 때 반대 여론의 목소리는 드높았다. 지난 2009년 미성년자 성매수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그의 복귀가 조금은 시기상조라는 점이 ‘나가수3’에게 걸림돌이 됐다. 오랜만에 재개하는 대표 프로그램 체면 때문인지 MBC는 결국 방송까지 이미 다 찍어놓은 이수를 퇴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시청자를 생각한 처사였다지만, 애초에 이런 반발을 예상하진 못해서 그를 섭외했을까라는 점은 의문으로 남았다. 이수를 두 번 죽이는 MBC의 행동은 시청자에게도, 그리고 그의 출연을 반대하는 세력까지도 눈살 찌푸리게 하는 ‘갑질’이었다.
이수 측은 그럼에도 향후 활동을 지속해서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숨겨진 원석 같은 가수를 찾아내며 음악 프로그램의 새 지평을 열었던 ‘나가수’. 그러나 이번 이수 하차 파동이 재기하려는 ‘나가수3’의 발목을 잡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