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수요미식회’를 가능하게 만든 것은 균형 잡힌 출연진의 조합이었다.
21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수요미식회’에서는 한우 등심구이를 주제로 토크를 벌이는 출연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수요미식회’는 ‘음식 토크쇼’를 표방한다. 주로 모든 패널들이 음식점에 가서 음식을 먹는 모습을 담는 다른 음식 프로그램과는 달리 ‘수요미식회’는 식당을 이미 다녀온 출연진들이 메뉴와 음식점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인다.
![]() |
↑ 사진=수요미식회 방송 캡처 |
애초 제작진이 내세운 ‘음식 없는 음식 프로그램’은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콘셉트였다. 음식을 다루는 프로그램에서 음식이 나오지 않으면 과연 집중도나 공감대가 생길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우려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날 선보인 첫 방송은 ‘음식 없는 음식 프로그램’도 충분히 지속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출연진들의 토크와 ‘음식’이라는 키워드 속에 담겨진 여러 요소들을 짚어내는 연출력이 프로그램의 재미를 놓치지 않게 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음식 토크쇼’를 만들어낸 원동력은 각자 캐릭터와 역할이 적절하게 분배된 출연진들의 조합이었다. ‘수요미식회’는 MC 전현무. 김희철을 주축으로 강용석 변호사 배우 김유석, 푸드스타일리스트 홍신애, 어반자카파 박용인,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으로 출연진을 구성했다.
출연진들은 음식에 대한 전문 지식, 역사, 감성 등을 짚어내며 심도있는 음식 토크를 나눴다. 황교익 칼럼니스트는 한우 등심구이가 시작된 1970년대의 분위기와 ‘가든형’으로 시작한 고깃집들이 현대의 모습으로 변형된 역사, 음식의 성분 변화에 따른 풍미까지 자세하게 설명하며 음식 속 지식과 역사를 짚어냈다.
직접 음식점을 경영하는 동시에 음식에 대한 조예가 깊은 홍신애와 박용인은 황교익을 거들며 거들며 전문 용어나 어려운 개념들을 대중들이 좀 더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는 역할을 소화했다.
김유석은 배우 특유의 감성으로 음식 속의 추억과 공감대를 끌어올리고, 강용석은 유명 식당의 비화 등을 전하는 ‘비화 전문가’의 면모를 뽐냈다. MC를 맡은 전현무와 김희철 또한 이들의 입담을 부추기고 때로는 정리하며 진행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라인업이 발표됐을 때에는 전현무, 김희철, 강용석 정도만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동하는 축이고, 나머지 패널들은 브라운관에서 낯선 얼굴들이었기 때문에 토크가 잘 이루어질 수 있을지 의문을 자아냈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 특히 김유석은 대본을 빼곡하게 채워 ‘미리 토크를 준비하는’ 예능 초보의 면모를 보였지만, 어렸을 적의 추억과 음식의 맛을 표현하기 위한 찰진 비유들이 웃음과 공감을 이끌며 의외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 |
↑ 사진 제공=CJ E&M |
프로그램의 이길수 PD는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패널들이 직접 맛집을 방문하고 왔기 때문에 더욱 할말이 많았던 것 같다. 나중에는 조금 자제하라고 말할 정도였다”고 출연진들의 입담에 혀를 내둘렀고, MC 전현무조차 “음성이 삼중, 사중으로 겹치는 건 기본”이라고 열띤 토론의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수많은 이야기가 패널들의 입에서 쏟아져 나오지만, 각자 맡은 역할에 맞게 적절히 토크를 분배한 느낌이어서 경쟁 분위기보다는 수다를 떠는 듯한 여유로움이 인상적이었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단체 토크의 단점인 어수선함이나 산만함도 한결 사라졌다. 그야말로 출연진들의 조합이 프로그램의 토크를 가능케 한 ‘신의 한 수’가 된 셈이다.
한편, ‘수요미식회’는 다양한 음식을 주제로 토크를 벌이는 프로그램으로, 전현무, 김희철, 김유석, 홍신애, 박용인, 강용석, 황교익이 출연한다. 매주 수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