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뮤지컬 배우 정재은은 뮤지컬 ‘올슉업’에서 사랑하는 엘비스를 위해 남장도 불사하는 나탈리 역으로 열연 중이다. 사랑을 위해 변신도 마다하지 않는 나탈리처럼, 정재은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극 중 엘비스를 위해 가죽 재킷을 입은 에디처럼, 핑크색 드레스를 입고 자신을 드러낸 나탈리처럼, 쑥스러움을 타는 소녀에서, 무대 위를 즐기는 배우를 넘나들며 솔직하고 털털한 말투로 자신을 드러냈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해를 품은 달’ ‘태양왕’ ‘모짜르트’에 이어, ‘올슉업’으로 관객들을 만난 정재은의 표정은 작품 분위기처럼 밝았다. 정재은은 “작품도 밝은데다가, 같이 무대에 오르는 선후배 분들이 항상 서로 격려한다. 모두가 한 번도 공연을 하면서 찌푸린 적도 없고 늘 훈훈하고 즐겁다”고 말했다.
“뮤지컬이 정말 재밌다. 어디가 좋은지 모를 정도로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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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은은 “개성과 가창력, 모두 있는 게 뮤지컬인 거 같다. 작품 안에 드라마가 있고, 음악이 있고, 그걸 표현하고”라고 덧붙였다. 그의 귀결점은 결국 뮤지컬이었다.
그는 “뮤지컬은 정말 좋다. 공연이 끝나면 다시 처음부터 하고 싶다. 귀가하는 길 모니터할 때도 무대에 오르고 싶은 감정이 든다”며 “무대에 올랐을 때 반응이 오는 것도 재밌다. 너무 신기하다. 내가 노래를 하면 음악이 훅 흘러나오고, 빛이 확 들어오고, 앙상블이 짠 나타나고. 뮤지컬처럼 재밌는 건 없다”며 몸을 들썩이며, 그 감정을 신나게 표현했다. 무대 위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즐겁게 말하는 정재은은 행복한 미소를 띄었다.
“한 번 소리를 내도 제대로 내고 싶다”
정재은은 무대 위에서 폭발적인 가창력을 뿜어낸다. 이에 대해 그는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치며 쑥스럽게 웃더니, “아직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요즘 레슨을 받고 있는데, 다시 시작하고 있는 기분이다. 각자의 기준치가 있겠지만 난 롱런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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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은은 공연 없는 날에도 연습실에서 연습을 한다거나, 지인들과 작품에 대해 고민 한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모습을 녹화해 지인들과 동선, 플롯 등에 대해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모습하는 노력형 배우였다. 정재은은 “내 배역만 보면 실수로 크게 늘릴 수도 있고, 동선도 뒤틀릴 수 있다. 작품 전체가 어긋날 수 있기 때문에 내 노선이 맞는지 고민하고 감독님과도 얘기한다”고 덧붙였다.
“잘 듣고 싶다. 욕심내서 듣고 싶다”
정재은은 ‘올슉업’에서 엘비스를 향한 마음 뿐 아니라, 아빠의 사랑도 큰 축을 가진다고 말했다. 그는 “나탈리는 엘비스를 위해 남장도 하는 딸인데, 아빠는 항상 딸의 뒤에서 지켜준 것 아닌가. 극 중 아빠는 먼저 세상을 떠난 엄마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너를 위해 인생을 바꿀 남자가 나타날 거야. 넌 특별한 아이란다’라고 말한다. 정말 잘 듣고 싶은 대사”라며 “나탈리로서 위로 받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뿐만 아니라, 극 초반에서 아빠와 포옹할 때는 엉덩이를 빼고 어색하게 표현하지만, 후반부에서는 아빠를 감싸는 장면에 대해서도 “나탈리는 아빠 혼자 키운 아이기 때문에 감정이 서툴 거 같아서 그렇게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동작 하나까지, 나탈리 입장에서 오랜 고민을 한 흔적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다른 작품 보는 것, 가장 열량 소모 많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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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장면 하나하나를 긴장하고 보니 정신적 육체적으로 신경을 쓰인다. 열량 소모가 많이 된다. 마치 내가 공연한 것 같더라”고 설명을 이었다.
“투명한 유리 같은 배우”
정재은은 긍정의 에너지가 넘쳤다. 인터뷰 내내 “감사합니다” “정말요?” “그럼 좋지요” “기쁘다” “행복하다” 등의 말이 대화 중 추임새처럼 이어져 나왔다. 쑥스러운 듯 수줍게 미소 지을 때는 마냥 소녀, 여자지만 작품에 대한 의견을 피력할 때는 눈을 반짝이며, 말투에 힘이 들어간다.
그는 “투명한, 무채색의 배우가 되고 싶다. 지우고 또 입히고, 지우고 또 입힐 수 있도록 말이다”라고 말했다. 깨끗한 유리가 햇빛을 투과하듯, 정재은은 다양한 역할을 받아들이고, 관객들까지 비출 준비가 돼 있었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 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 이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