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대한민국이 ‘갑질’ 폭풍에 휩싸였다. ‘땅콩회항’과 ‘백화점 모녀’ 사건이 연거푸 터지며 권위를 내세워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는 이들에게 총구가 겨눠진 것이다.
이 가운데 가수 바비킴이 기내 난동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만취 상태로 소리를 지르고 욕하며 기내를 시끄럽게 했다. 그것도 모자라 여승무원에게 신체접촉과 성적인 말들로 수치심을 안겨 문제가 됐다. ‘손님은 왕이다’란 말을 그대로 실현한 것일까. 좌석이 업그레이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1시간 가량 고성을 지르고 승무원에게 모욕감을 안긴 것은 손님으로서 ‘갑질’이었다.
바비킴의 불미스러운 일은 9일 국내에 알려졌다. 그는 지난 7일 오후 4시49분 인천발 샌프란시스코행 대한한공 일반석에 탑승했고, 출발 5시간쯤 지났을 때 술에 취해 난동을 부렸다. 이 과정에서 승무원을 성희롱했다는 주장이 나왔고, 그는 미국연방수사국(FBI) 조사를 받았다.
여러 매체에 보도된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이날 바비킴은 이코노미석에서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를 했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어 서비스로 나온 와인을 마신 뒤 이 문제로 감정이 격해져 고성을 지르며 욕했고, 달래려던 여자 승무원에게 서너 차례 허리를 만지거나 성적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말로 희롱한 사실이 알려졌다. 여자 승무원은 이런 사실을 즉각 상부에 보고했고, 바비킴 주변에 앉아있던 승객들도 바비킴의 행동을 보고 추후 조사를 받을 시 협조하기로 동의했다고.
![]() |
이번 논란은 기내에서 소란을 끼친 것 외에 친절로 서비스하는 여승무원에게 성희롱했다는 점에서도 특히나 문제가 된다. 물론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 화를 낼 순 있지만 도를 넘어 주변인에게 피해를 준건 명백한 잘못이며, 나아가 승무원에게 성희롱한 것은 실수가 아닌 범죄에 해당되는 것이다.
바비킴 측은 이에 대해 “만취 상태라 기억하지 못한다”고 사과했다. 홧김에 서비스로 제공되는 와인을 연거푸 마시다가 취해서 생각나진 않지만 소동을 일으켜 죄송하다는 게 요지다.
그러나 손님으로서 ‘갑질’의 책임을 ‘술’ 때문으로 넘기는 건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사람이 많은 이코노미석에서 술을 마시고 필름이 끊겨 수많은 사람에게 폐를 끼친 행동이 주위 시선에 민감한 스타로서 할 수 있는 일이었을까. ‘술’이라면 이상하게 관대해지는 국내 정서가 이번 사례에도 적용될지, 혹은 ‘갑질’ 폭풍에 휩싸인 대한민국을 또 한 번 건드는 일이 될지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