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누구나 루이 잠페리니의 인생기를 듣는다면,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안전하게 산다는 것에 감사하게 된다. 반항과 남다른 패기를 자랑하는 루이는 우유병에 술을 몰래 담아 마시거나 담배를 태우며 미성숙한 존재로 살아간다.
그러던 중 형의 도움을 받아 육상에 남다른 재능을 보이고, 19살에 최연소 올림픽 국가대표로 그 진가를 발휘한다. 힘들고 지쳐도 “견딜 수 있으면, 해낼 수 있다”는 집념을 목표 삼으며 달리고 또 달린다. 육상으로 행복을 맛보려는 찰나, 공군에 입대해 전투 속에서도 끝까지 살아남지만 예상치 못한 전투기 엔진 고장으로 태평양에 추락한다.
두렵지만, 어릴 적 목표로 삼았던 문구를 떠올리며 악착같이 버틴다. 무려 47일을. 그러나 또 다시 일본 군함이라는 위기에 직면하고 더 큰 어려움으로 삶을 이어간다. ‘끈질긴 잡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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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내내 안쓰럽고 불편하고 고통스럽지만, 살아있다는 것에 대한 고마움과 삶에 있어 희망이 주는 큰 힘, 용기보다 대단한 인내 등 묵직한 메시지를 안겨 착하다. 전체 내용 중 전쟁이란 소재는 아주 일부분이지만 무시 못 할 정도의 비중을 안고 있다. 남성 관객에게는 반갑지만, 여성 관객에겐 따분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여성인 안젤리나 졸리가 연출을 맡아서인지, 실화가 주는 감동이 벅차서인지 한시도 따분할 틈이 없다.
오히려 극히 일부분인 전쟁에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분노, 공포, 두려움 등을 담아 전 연령층이 공감할 수 있다. “용기와 인내, 영혼, 믿음 용서, 구원이라는 자신의 가치관을 영화로 표현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는 안젤리나 졸리의 바람이 관객들과 통할 게 분명하다.
거기에 루이를 죽기 살기로 괴롭히는 ‘자격지심 투성이’ 와타나베 역의 미야비의 연기는 발칙하다 못해 분노를 불러 진정으로 얄밉다. 미야비는 재일교포 3세다. 배역에 대한 선입견을 가질 만하지만, 영화가 지닌 용서에 대한 메시지를 이해하고 출연을 결심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객들에게 일말의 감동을 선사한다. 물론 일본 포로 수용소에서의 고난과 미야비의 출연 소식 때문에 일본 내에서 비판 수위가 높지만 ‘언브로큰’ 속 내용은 모두 ‘사실’이기에 판단은 오롯이 관객의 몫이다. 오는 7일 개봉.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