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해기와 삶에 의미를 찾지 못하고 자살을 시도하는 강구의 이야기다. ‘마이 버킷 리스트’는 절망적이지만 희망적이고, 웃기지만 슬프며, 억울한데도 희망이 보이는 아이러니한 감정을 들게 한다.
시작은 ‘행복한 장례식’이다. 가죽 재킷에 강한 인상을 풍기는 강구는 무대 위에서 자신의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해기와 처음 만난 순간을 떠올리며 관객들을 데리고 시간 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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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맑고 순수해 보이는 해기는 베일 것만 같이 날카로운 강구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자신이 죽기 전에 하고 싶은 버킷 리스트를 함께 하자고 손을 내민다. 많고 많은 사람 중 강구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강구는 자신이 떠나도 자신을 그리워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해기는 강구가 자신의 ‘플라시보 프로젝트’를 함께 할 수 있도록 그를 설득한다. 마냥 달콤하지 않다. 그는 자신 특유의 ‘밝음’으로 강구의 마음을 움직이지만,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던 강구를 움직인 것은 ‘고소득 아르바이트’라는 조건이다.
처음에는 철저하게 해기의 바람으로 움직인다. 하지만 극이 흐를수록 버킷 리스트는 어느새 해기와 강구가 함께 챙기게 되는 공통분모가 된다. 강구는 해기가 타고 싶었던, 스포츠카를 아빠 몰래 끌고 나오기도 하고, 해기가 마음에 둔 여인에게 고백할 수 있도록 준비까지 한다.
‘마이 버킷 리스트’는 음악감독 김혜성의 손을 거친 귀에 착착 감기는 넘버로 극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등대지기’나 삶에 대한 미련을 토하는 해기의 마음을 담은 ‘와이낫’(Why not), 여행을 떠난 해기와 강구가 부르는 ‘마이 버킷 리스트’ 등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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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그리던 내일이다’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듯, ‘마이 버킷 리스트’는 의미 없이 지나친 평범한 하루의 광경에 빛을 더한다. 평범하고 단순 한 일상조차 삶의 소중한 한 조각임을 강조한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 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