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연기대상②] MC 신동엽, 연기대상을 선택한 ‘신의 한 수’

[MBN스타 금빛나 기자] 2014 MBC 연기대상에서 개그맨 신동엽을 MC로 발탁한 건 ‘신의 한 수’였다.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신사옥에서 MC 신동엽과 소녀시대 수영의 사회로 진행된 2014 MBC 연기대상은 이유리가 명예의 대상을 받으면서 성대한 축제의 장을 마무리 했다.

이날 배우들 못지않게 빛난 주인공은 바로 신동엽이었다. ‘동엽신’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신동엽은 MBC 연기대상이 방송되는 210분의 시간동안 현장의 분위기를 쥐락펴락 하며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시상식의 분위기를 띄우고 웃음을 선사했다.

이미 많은 프로그램을 통해 발군의 진행실력을 자랑한 신동엽이었지만, 아무리 그라도 중간 중간 예상치 못했던 순간은 발생했다. 그 중 대표적인 사건은 바로 여자 신인상을 받은 고성희가 들어갈 곳을 찾지 못하고 MC석 뒤를 지나갔던 일이었다. 처음 상을 받는 신인인 고성희는 경황이 없고 떨리는 마음에 범한 귀여운 실수이지만, MC 입장에서는 자칫 잘못하다가 방송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에 순간 당황한 신동엽이었지만 그런 고성희에게 “이쪽으로 지나갔어요. 아 깜짝이야. 아 또 지나갔어요. 웬일이야. 그 쪽으로 가시면 안 되고 저쪽으로 가셔야 해요”라고 호들갑스럽게 이야기 하며 신인의 실수를 재미있는 해프닝으로 바꾸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귀신인 줄 알았다. 뒤에 뭐가 지나가 길래. 생방송 시상식 진행을 이십년 가까이 했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라며 “고성희씨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고 너스레를 떨며 시상식 순간을 더욱 웃음 짓게 했다.

신동엽의 어록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하나님께 감사하다는 수상자의 소감을 들은 신동엽은 “시상식을 몇 번 했지만 참 신기한 게 교회 다니는 사람들은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하는데 절에 다니는 분들은 부처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안 하신다”며 “불자가 계시면 꼭 부탁드린다”고 익살스러운 멘트로 더욱 폭소를 자아냈다. 이후 불교신자인 배우 김혜옥과 김지훈이 수상소감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에 감사한다”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앞서 진행된 예능인들의 시상식 연예대상과는 달리 연기를 주업으로 하눈 배우들은 예능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입담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신동엽은 이 부족한 틈을 재치있는 입담으로 채우며 연기대상을 연예대상의 분위기로 바꾸기도 했다. 베스트커플상 시상에 앞서 장혁, 신하균과 후보로 오른 장나라는 누구와 상을 받고 싶냐는 신동엽에 질문에 쉽사리 답하지 못했고, 이에 신동엽은 “장혁씨가 가정이 있어도 (베스트커플상을) 포기 못하시겠다. 알겠습니다”고 능청스럽게 말한 뒤 떠나 웃음소리를 자아냈다.

특유의 19금 멘트도 시상식에서 살아났다. 튜브탑 드레스를 입은 오연서에게 신동엽은 “이렇게 보니까 작정하고 영혼까지 끌어올려서…머리를 묶었어요”라고 말해 오연서를 폭소케 했다.

계속 길어지는 수상자들의 소감을 조절하며 연기대상이 정해진 시간 내에 끝낼 수 있도록 도왔다. 실제 오버된 시간은 1, 2부 합해 10분 남짓이었다. 지나치게 길어지는 배우들의 소감에는 “꼭 어떤 말을 해야겠다는 부담을 가지지 않으셔도 된다”식으로 익살스럽게 시간이 없음을 알리며 흐름을 이끌어나갔다.

한편 2014 MBC 연기대상에서 올해의 작품상에는 드라마 ‘왔다 장보리’가 선정됐으며, 시청자들이 꼽은 명예의 대상은 이유리에게 돌아갔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