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방송인 이경규가 2014 SBS 연예대상에서 드디어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동안 연거푸 최우수상에 호명되며 대상에 관한 미련을 못내 지우지 못했던 그는 환하게 웃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유재석, 강호동, 김병만 등 다른 대상 후보들은 ‘만세’를 부르며 대신 즐거워했다. 감동, 웃음 모두 잡은 결과였지만 못내 아쉬운 점은 있었다. 4시간 내내 대상에 관한 욕심을 노출한 이경규의 코멘트는 듣기만 해도 체할 정도로 과했다.
이경규는 30일 오후 방송된 2014 SBS 연예대상에서 대상 후보인 유재석, 강호동, 김병만을 물리치고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호명 직후 그는 마치 생각도 해본 적 없었다는 듯 벙찐 표정을 지었고 “정말 받을 줄 몰랐다”는 문장으로 수상 소감을 시작했다.
그는 “쟁쟁한 후배들과 겨뤄 영광이다. 발목을 잡은 것 같아 미안하다”며 “프로그램을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복도 무시할 수 없다”며 그동안 지녔던 대상 수상의 욕심을 어필했다. 또한 웃음으로만 끝날 수 있었던 소감에 “최근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조금만 더 사셨더라면 이 행복한 순간을 맞이했을 것”이라며 “하늘에 계시는 존경하는 아버지에게 큰 재능을 물려받아 이 자리에서 상을 받은 것 같다. 아버지에게 이 상을 바친다”는 감동적인 말을 더해 진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경규의 대상 수상은 그동안 활약을 봤을 때 나올 만한 결과였다. SBS 대표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와 ‘글로벌 붕어빵’을 수년째 진행해오고 있으며, 타고난 입담과 재치로 시청률 견인차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유재석이 MBC,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휩쓸며 트리플 크라운 가능성이 검토됐지만 SBS에서는 이경규에 비해 상대적으로 활약이 적었기 때문에 수긍할 수 있는 결정이었다.
그렇지만 연예대상의 긴 시간이 오로지 ‘이경규 대상 수상 여부’에 초점이 맞춰진 것 같아 시청자를 불편하게 했다. 진행을 맡은 이경규는 코멘트마다 “올해는 기대해본다” “최우수상 발표하고 한 고비를 넘기니 좀 살 것 같다” “클로징 멘트를 보니 내가 대상 수상자를 축하한다. 왜 이러냐” 등등 욕심을 드러냈고, 함께 MC석에 오른 배성재 아나운서도 “원래 MC를 맡은 사람에겐 대상 안 준다” “이경규 정말 조급해보인다” “공동수상보다 MC에게 대상 주는 게 더 이상할 것 같다” 등 잊을만 하면 이경규 대상 수상 가능성을 타진했다. 우스개였지만 여러 번 계속되자 마치 ‘이경규 대상은 정해졌으니 받아들이라’는 일종의 최면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후 이경규가 대상을 받으며 ‘마치 받을 줄 몰랐다’는 표정에서 김이 샜던 건 이런 학습 때문이었다.
축하 무대도 ‘대상은 누가 탈까’에만 집중됐다. 장예원, 이국주, 조세호가 오렌지 캬라멜로 분해 ‘까탈레나’를 ‘상탈래나’로 개사한 공연도 대상 수상자만 언급했고, ‘웃음을 찾는 사람들’ 출연진이 꾸민 콩트도 대부분 이경규의 대상 욕심을 저격하는 내용들로 구성돼 있었다. 한해 SBS 예능을 책임진 사람들을 위한 자리였지만 이경규만이 홀로 빛났다.
한쪽으로 기운 시상식의 구성은 이경규의 대상 수상 의미를 조금 빛이 바래게 했다. 오랜 관록을 지닌 스타의 뜻깊은 결과였지만 과도하게 설정된 ‘욕망 아저씨’ 캐릭터와 여기에 초점을 맞춘 진행이 아쉬웠던 대목이다.
한편 2014 SBS 연예대상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이경규, 성유리, 배성재 아나운서 진행으로 펼쳐졌다.
<2014 SBS 연예대상 수상자(작) 명단>
▲대상: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글로벌 붕어빵' 이경규
▲특별상: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4' 유희열
▲최우수상: 버라이어티 부문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김종국, 쇼&토크쇼 부문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 정찬우-김태균
▲최우수 프로그램상: 버라이어티 부문 '정글의 법칙', 쇼&토크쇼 부문 'K팝스타'
▲코미디부문 최우수상 : '웃찾사-성호야~' 홍윤화, '웃찾사-아저씨..' 이동엽
▲우수 프로그램상 쇼&토크쇼 부문: '놀라운 대회 스타킹'
▲우수 프로그램상 버라이어티 부문: '자기야-백년손님'
▲우수상: 쇼&토크쇼 부문 '한밤의 TV연예' 윤도현, 버라이어티 부문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이광수
▲코미디부문 우수상: '웃찾사-막둥이' 김현정, '웃찾사-삼대천왕' 장홍제, '웃찾사-부산특별시' 박영재
▲프로듀서상: 라디오부문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 김창완, TV부문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성유리
▲베스트 MC상: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임성훈, '자기야-백년손님' 김원희
▲베스트 엔터테이너상: '정글의 법칙' 예지원, 류담, 박정철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시청자가 뽑은 최고 인기상: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유재석
▲예능뉴스타상 : '룸메이트' 조세호, '놀라운 대회 스타킹' 이국주, '자기야-백년손님' 김일중 아나운서
▲베스트 커플상: '자기야-백년손님' 이만기-최위득, 남재현-이춘자
▲베스트 패밀리상: '오! 마이 베이비' 김태우, 리키김, 손준호, 김정민 가족
▲아나운서상: '생방송 모닝와이드' 최기환 아나운서
▲베스트 팀워크상: '글로벌 붕어빵' 링컨, 박민하, 염은률, 알레이나&일라이다 가족
▲방송작가상: 시상교양부문 'SBS 스페셜-부모대학부모' 신진주 작가, 예능부문 '자기야-백년손님' 심은하 작가, 라디오부문 파워FM '박소현의 러브게임' 김종선 작가
▲라디오DJ상 : 파워FM '공형진의 씨네타운' 공형진, 러브FM '김지선 김일중의 세상을 만나자' 김지선, 김일중
▲코미디 신인상: '웃찾사-체인지' 박진주, '웃찾사-뿌리 깊은 나무' 최백선
▲예능 신인상: '룸메이트' 갓세븐 잭슨, '룸메이트' 배종옥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