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와 ‘바꿔’를 부를 때 여신이었죠. 같이 호흡을 맞추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콘셉트 설명만 드렸는데도 캐스팅에 응해줬어요. 영화 ‘명량’으로 바쁠 때였는데 대본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줘 고마웠어요.”
SBS 주말극 ‘떴다 패밀리’(극본 김신혜)의 연출자인 주동민 PD는 30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처럼 말했다.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된 듯한 캐스팅이라는 인상을 전했지만, 여주인공 이정현도 싫지 않은 듯했다.
이정현은 “이렇게 밝은 캐릭터를 맡기는 처음”이라며 “항상 아픔이 있거나 상처가 있었다. 앞서 몇몇 인터뷰에서 로맨틱 코미디에서 밝은 캐릭터를 맡고 싶다고 얘기했는데 기사를 보고 작가님, 감독님에게 연락 와서 좋았다”며 “처음 도전하는 캐릭터인데 열심히 해서 시청자 여러분께 새로운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웃었다.
‘떴다 패밀리’는 가족을 버리고 떠났던 할머니가 50년 만에 돌아와 내놓은 100억 유산의 쟁탈전을 통해 벌어지는 가족의 화해와 성장을 다룬 유쾌한 휴먼 로맨틱코미디 드라마다. 박원숙이 거액 자산가 정끝순, 이정현이 그 돈을 빼내기 위해 변호사를 사칭하는 사기꾼 나준희를 연기한다. 끝순의 백수 손자 최동석 역은 진이한, 끝순의 양아들이자 준희의 오빠인 정준아 역은 오상진이 맡았다. 이 외에도 박준규, 이휘향, 안혜경, 소진, 차학연 등이 출연해 유산 쟁탈전을 벌인다.
이정현에게는 영화 ‘명량’ 이후 신파와 어두운 역할만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이정현은 평상시에 밝고 유쾌하다. 본인이 가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찰나 제의가 들어왔다. ‘명량’을 보고 김 작가와 주 PD는 동시에 “그래, 이정현!”이라고 했단다. “다른 작품 제의를 뒤로하고 ‘떴다 패밀리’를 택한” 이유다.
“준희는 이제까지 내가 맡은 캐릭터 중 제일 편하게 연기하는 것 같다”고 좋아한 그는 “밝고 유쾌하다고는 했지만 사실 남을 웃기는 재주는 없다고 PD님께 말씀드렸다”며 “작가님이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이끌어내면 코믹함이 드러난다고 했다. 방송을 아직 보지는 못해 어떤지 모르겠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예쁘게 봐줬으면 한다”고 웃었다.
극 중 진이한과는 아웅다웅한 사이지만 사랑에 빠지는 전개다. 이정현은 “로맨스가 곧 시작되는데 연기하면서 로맨스가 들어간 건 처음”이라며 “키스신이 있다면 극 중에서 진이한 오빠가 첫 상대일 것 같다”고 기대했다. 친오빠로 나오는 오상진에 대해서는 “연기하는지 몰랐는데 캐릭터에 맞게 재미있게 한다”며 “웃음이 나서 NG가 나는 경우도 많았다. 굉장히 새로운 모습을 볼 것이고, 굉장히 놀라는 분들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200억 원이 생긴다면? 이정현은 “조카들까지 18명 대가족인데 가족 여행을 다녀올 것 같다”고 바랐다. 이어 “많은 돈인데 아무래도 기부도 해서 사회공헌에 도움이 되고
‘범죄소년’과 ‘명량’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다른 이미지로 등장할 이정현의 변신이 기대되는 드라마 ‘떴다 패밀리’는 내년 1월 3일 첫 방송된다.
jeigu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