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참조일까 표절일까, 아니면 그저 그런 우연의 일치일까. 2014년 드라마 시장은 유독 ‘표절’시비에 자유롭지 못한 한 해이기도 했다.
1994년을 배경으로, 지방 사람들의 눈물겨운 상경기를 다룬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는 방영과 동시에 큰 사랑을 받으며 단번에 인기드라마로 급상승 하게 된다. 복고열풍과 함께 다양한 차세대 스타탄생을 알린 ‘응답하라 1994’이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갑자기 표절시비에 휘말리게 된다. ‘응답하라 1994’의 일부 장면과 일본의 작가 아다치 미츠루의 작품 속 장면이 흡사한 부분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표절 혹은 오마주라는 입장을 두고 논쟁이 벌어졌고, 이에 ‘응답하라 1994’의 원작자인 신원호 PD가 “아다치 작품을 참고한 것은 아니지만, 드라마 속 첫사랑의 감정이 아다치 작품의 정서와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다, 1990년대를 보내면서 쌓아온 정서를 담다 보니 당시 인기를 끈 아다치 작품과 닮아 보이는 것 같다”고 해명하면서 표절논쟁은 조용히 마무리 된다.
팬들 사이에서도 설왕설래가 많았던 ‘별그대’의 표절 논쟁은 소송을 건 강 작가가 6월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취하를 하면서 일단락 됐다.
표절논란으로 한바탕 고초를 치른 드라마는 또 있다. 바로 영화 ‘관상’과 같은 관상을 소재로 한 KBS2 드라마 ‘왕의 얼굴’이 그 주인공이었다. 영화 ‘관상’의 제작사 주피터필름은 ‘관상’의 주요 소재인 조선시대 관상을 주된 내용으로 드라마를 제작한 ‘왕의 얼굴’을 저작권 침해로 드라마 제작 및 방송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렸다.
서로의 입장 차이를 드러낸 ‘관상’과 ‘왕의 얼굴’의 치열한 법적 공방은 법정이 ‘왕의 얼굴’을 제작하는 KBS에 손을 들어주면서 마무리 됐다. ‘관상’과 ‘왕의 얼굴’은 그 시대적 배경과 등장인물, 사건의 구성 및 전개과정, 줄거리 등에서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재판 결과에 따라 ‘왕의 얼굴’이 예정대로 방영되면서 현재 시청자들과 만나오고 있다.
tvN 드라마 ‘아홉수 소년’ 역시 표절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던 작품이다. 뮤지컬 ‘9번 출구’측은 9, 19, 29, 39살 아홉수를 보내고 있는 네 남자의 로맨스를 다루는 ‘아홉수 소년’이 19, 29, 29살 인물의 아홉수에 대해 다루는 ‘9번 출구’와 비슷하다며 의혹을 제시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제작진은 “해당 공연을 본 적이 없고 전혀 참조하지 않았다. 기획의도가 우연하게 겹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9번 출구’ 측이 10월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아홉수 소년’에 대한 방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하면서 법적 공방으로 이어지게 된다. 오래 이어질 것 같았던 ‘아홉수 소년’의 표절시비는 ‘9번 출구’ 측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논란에서 벋어날 수 있었다.
최근 KBS2 드라마 ‘힐러’ 역시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온라인 게시판을 중심으로 “힐러와 미국 드라마 ‘퍼슨 오브 인터레스트’(Person Of Interest)의 오프닝 장면이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KBS 유튜브에 올라온 ‘힐러’의 하이라이트 영상도 표절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힐러’의 이정섭 PD는 표절논란과 관련해 “배역을 소개하는 부분에서 등장한 자막 등은 한국 영화에서도 많이 썼던 장면이다. 미드의 고유한 부분이 아니다”며 “화면상의 표현 방식이 유사성을 띄고 있다고 해서 그 부분이 미드만의 고유한 기술인지는 반문하고 싶다. 내가 그 드라마를 보지 못해서 유사성에 대해서는 더는 말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드라마 그 자체가 아닌 홍보물이 표절시비에 오른 경우도 있다. KBS2 드라마 ‘빅맨’과 ‘연애의 발견’은 포스터 표절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빅맨’은 포스터의 인물 배치가 미국 드라마인 ‘하우스’(House)와 영화 ‘클로저’(Closer)와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제기됐으며, ‘연애의 발견’ 개별 포스터 속 ‘예전남친’이라는 글자를 가리는 정유미의 모습은 영화 ‘섹스 테이프’의 포스터에서 온 몸으로 글자를 가리는 카메론 디아즈의 모습과 흡사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SBS ‘괜찮아 사랑이야’는 티저 광고 영상이 외국 영상 ‘올리브 쥬스’(Olive Juice)를 표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자가 들고 있는 빨간색 대형 하트 모양 판을 여성이 칼로 찌르자 피 같은 액체가 흘러내리는 장면 등에서 인물의 표현과 동작, 카메라 구도 등이 흡사했던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제작사인 지티엔터테인먼트는 표절 사실을 인정 “다른 영상의 이미지를 차용하는 잘못된 선택을 했다. 영상을 삭제하고 다시 사용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이후 이 같은 논란은 ‘올리브 쥬스’의 원작자인 실리아 로울슨홀과 원만하게 합의하고 “본 건이 잘 해결되어 만족스럽고 저 또한 드라마를 지원하게 되어서 흥분된다”며 소감을 전하면서 비교적 원만하게 끝을 맺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