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내게 ‘국제시장’은 감사한 영화다. 첫 스크린 데뷔작이자 아버지와 함께 출연한 영화니까…”
영화 ‘국제시장’으로 성공적인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 배우 이현. 다소 적은 분량에도 제 몫을 해내며 황정민, 김윤진, 라미란, 장영남 등 쟁쟁한 선배사이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낸다.
“처음에 ‘국제시장’ 오디션 합격 당시 ‘맡게 될 배역의 분량이 적다’는 말을 들었었다. 분량이 적어도 내겐 과분하다 생각했다.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출연하게 된 것이니까. (웃음) 개인적으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다들 내게 거는 기대가 컸기에 부담감이 많았고, 다들 실망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진정성을 담아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이현의 걱정과 달리 승규 역을 톡톡히 해냈고, 적은 분량에도 “저 배우 누구지?”라는 관객들의 궁금증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특히 놀라운 건 나이 든 승규 역을 위해 이현의 노인분장 대신 그의 아버지가 출연했다. 때문에 좀 더 자연스러운 승규가 탄생하게 됐다. 더불어 부자가 나란히 한 영화에 모습을 보인 셈이다.
“사실 내가 노인분장을 하려고 했는데 어려울 것 같아 비슷한 인물을 구하게 됐다. 그러던 중 윤제균 감독님이 ‘아버지 사진을 보여 달라’고 제안했고 출연을 부탁하셨다. 출연 부탁에 아버지가 흔쾌히 허락해 나이든 승규로 출연하게 됐다. 촬영장에서 나보다 아버지가 더 여유롭더라. (웃음)
부자가 나란히 한 작품에 출연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특히 이현의 아버지는 배우도 아닌 평범한 아버지이기에 더욱 동반 출연의 의미가 깊다. ‘국제시장’이 이 시대의 아버지 인생을 담았기에 더욱 그럴 터.
“내가 배우를 직업으로 삼는다고 했을 때 아버지가 많이 반대했다. 그러나 이번에 영화 출연을 제안하니 정말 흔쾌히 허락해 놀랐다. 고마운 마음도 컸다. 첫 스크린 데뷔작이 크고 작고를 떠난 아버지와 함께 참여했다는데 의미가 깊다. 내게 있어 ‘국제시장’은 정말 감사한 영화다. 덕분에 과거와 달리 아버지와 가까워졌다.”
“시나리오를 볼 때부터 볼수록 빠져들었다. 시나리오를 봤기에 이미 내용을 알고 있어도 역시나 슬프더라.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안 울었는데 2~3번 보니까 눈물이 나더라. 난 첫째이기에 동생보다 부모님의 기대를 많이 받았다. 동생도 챙겨야 됐고. 그래서인지 극중 덕수의 입장을 알 것 같더라. 많이 공감됐다.
시나리오부터 마음에 들었다는 이현은 화기애애했던 ‘국제시장’ 촬영장 분위기를 언급하며 남다른 애정을 자랑하기도 했다.
“4월에 오디션을 보고 9월부터 촬영했다. 촬영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워낙 연기도 잘하는 선배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으니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내가 얼어있으니 선배들이 ‘긴장 풀라’고 많은 조언을 해줬다. 다들 잘 챙겨줬지만 극중 형으로 나온 황정민 선배가 가장 많은 조언을 해줬다. 아직도 감사하다. 선배들 연기를 보면서 많은 부분을 배웠다.”
“어릴 적부터 영화를 좋아해 많은 작품을 보면서 컸다. (웃음) 연출하는 이로서 배우들의 연기를 지켜보니 조율하는 것 외에도 무엇인가를 전달하고 싶다는 욕망이 커지더라. 그래서 배우로서의 꿈을 키우게 됐다. ‘국제시장’은 물론 출연했던 단편 독립영화에서 맡았던 캐릭터와 반대로 다음 작품에선 사이코패스나 살인마 등 센 역할을 연기하고 싶다. 경험하지 않았던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현은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뻔한’ 질문에 “답이 안 나온다”며 전혀 뻔하지 않은 예상 밖의 ‘반전’ 답변으로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욱 궁금케 만들었다. ‘국제시장’ 엄친아 승규로 인사를 올린 이현이 다양한 연기경험을 쌓아 한국영화계를 빛내길 응원한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