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의 대표적인 전략에는 SWOT분석이 있습니다. SWOT분석은 Strength(강점), Weakness(약점), opportunity(기회), Threat(위협)입니다. 'M+마케팅으로 영화 읽기'는 바로 SWOT분석을 통해 개봉 영화들을 분석하는 코너입니다. < 편집자 주 >
◇ 제목: ‘워킹걸’
◇ 감독: 정범식
◇ 배우: 조여정(보희 역), 클라라(난희 역), 김태우(강성 역), 김보연(윤여사 역), 라미란(순옥 역), 배성우(수범 역), 조재윤(조부장 역), 고경표(경수 역)
◇ 장르: 코미디, 드라마
◇ 등급: 청소년관람불가
◇ 시간: 112분
◇ 개봉: 2015년1월8일
[MBN스타 최준용 기자] ▲ 줄거리 : 남편과의 섹스보다 업무성과가 좋을 때 쾌감을 느끼는 워커홀릭 보희는 직장에서 최고 에이스이다. 하지만 가정생활은 형편없는 보희는 승진을 앞둔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러 해고를 당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보희는 남편으로부터 이별통보가 담긴 메시지를 전달 받는다. 섹스샵 오너인 난희는 ‘여자는 오르가즘을 느껴본 여자와 못 느껴본 여자로 나뉜다’는 철학으로 누구보다 섹스에 대해 박학다식하다. 그러나 정작 본인의 섹스샵은 빨간딱지로 가득하다. 누구보다 완벽할 것 같지만 정작 실체는 허당인 그녀들은 은밀한 동업을 시작한다.
◇ S(Strengths, 강점)
이 영화의 소재가 흥미롭다.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는 두 여성의 모습을 통해 감춰뒀던 성(性) 이야기를 솔직하고 코믹하게 풀어냈다. 조여정과 클라라의 만남에 이어 ‘워킹걸’에는 김태우, 김보연, 라미란, 배성우, 조재윤, 고경표까지 충무로 대표 개성파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특히 조여정은 ‘워킹걸’을 통해 지금껏 보여주지 않았던 코믹한 연기는 물론, 그간의 단아하고도 섹시한 이미지를 넘어서는 온몸 투혼의 열연을 펼쳤다. 그는 중요한 프리젠테이션 현장에서 실수를 저지르고 경악하는 모습과 술에 만취하여 클라라에게 귀여운 주사를 부리는 모습 그리고 딸의 축구시합에 응원가서 과하게 오버하는 모습까지 극중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112분이란 러닝타임 내내 펼친 그의 열정은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다. 아내 때문에 고생하는 욕구불만 남편 강성으로 분한 김태우의 180도 다른 연기변신도 신선하다. 김태우는 지금까지의 이미지와는 다른 모든 걸 내려놓고 망가지는 코믹한 연기로 관객들의 웃음을 자극한다.
◇ W(Weaknesses, 약점)
섹스샵을 배경으로 남녀 간의 성(性)을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에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소재가 주는 편견을 뛰어 넘어야 한다. 더군다나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란 한계가 있다. 이는 관객 동원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또 ‘일이냐 가정이냐’ 고민을 갖고 있는 이 시대 워킹걸을 그렸지만, 결국은 가정이란 해결책은 판타지에 가깝고, 현실적으로 공감하기 어렵다. 워킹걸들이 안고 있는 증상들을 잘 지적해놓고, 그 증상에 따른 해결책, 처방이 빈약한 느낌이다.
◇ O(Opportunities, 기회)
‘워킹걸’은 ‘기담’ ‘무서운 이야기’ 등을 통해 독특한 스토리 구조와 아름다운 미장센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정범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아름다운 영상미뿐만 아니라 본인만의 방식으로 독특하고 신선한 영화를 만들어 낸 정범식 감독. 이번에는 섹시 코미디라는 전혀 다른 장르로 관객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워킹걸’는 동시기 개봉되는 유일한 섹시 코미디 장르일 뿐 아니라, 현재 극장가에 흥행몰이 중인 쟁쟁한 작품들과도 차별화됐다. ‘워킹걸’은 개봉 이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국내 신작들과 양보 없는 경쟁을 펼쳐야 하지만, 소재와 장르의 확실한 차별화를 바탕으로 밀어붙인다면 의외의 성과를 낼 수 있다.
◇ T(Threats, 위협)
‘국제시장’의 흥행 기세는 ‘워킹걸’이 개봉되는 1월1주차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한 주 앞서 유지태 주연의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 김혜자 최민수 주연의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리암니슨의 ‘테이큰3’, 겨울방학 가족단위 관람객을 겨냥한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의 펭귄’ 등이 스크린을 선점한다. 동시 개봉되는 ‘언브로큰’, ‘패팅턴’ 등 외화와 박해진 이영아 주연의 ‘설해’의 협공도 버텨내야 한다. 특히 한주 뒤엔 이승기 문채원의 ‘오늘의 연애’와 하정우의 ‘허삼관’, 벤 스틸러의 ‘박물관이 살아있다 : 비밀의 무덤’까지 가세하며 힘든 싸움을 펼치게 됐다.
최준용 기자 cjy@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