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그룹 갓세븐 잭슨의 눈물은 SBS ‘룸메이트 시즌2’(이하 ‘룸메이트’)에게 회심의 한방이었다. 그동안 부모와 떨어져 살면서 여러 차례 그리움을 표현한 그였던지라 엄마 품에서 안겨 아이처럼 엉엉 우는 장면은 애잔한 마음과 함께 감동을 전할 수밖에 없었다. 일요일 오후 시간대에서 화요일 심야로 자리를 바꾼 후 좀처럼 적응을 못하던 ‘룸메이트’에겐 정체성과 프로그램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였다.
23일 오후 방송된 ‘룸메이트’에서는 잭슨을 위해 홍콩에 있는 그의 부모가 깜짝 방문하는 이벤트가 펼쳐졌다.
이날 방송에서 게스트로 초대된 JYP엔터테인먼트 수장 박진영은 소속 가수 잭슨에게 “내가 준비한 선물이 있다”며 대형 선물을 집으로 들였다. 바로 그토록 그리워하던 잭슨의 부모였던 것. 기대에 찬 눈으로 바라보던 잭슨은 부모 품으로 달려가 안긴 채 눈물을 콸콸 쏟아냈고, 이를 지켜보는 멤버들 역시 눈가를 훔쳤다. 잭슨은 한참을 울다가 눈물에 잠긴 목소리로 멤버들에게 “고마워요”라는 말을 남겼고 이는 보는 이들의 눈가까지 촉촉하게 적셨다.
특히나 아픈 몸을 이끌고 아들을 보기 위한 어머니의 사랑은 모두에게 감동을 안겼다. 두 사람이 한 침대에 누워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 장면에서는 크리스마스 선물은 다름아닌 ‘가족’이라는 제작진의 생각이 엿보이기도 했다. 그동안 단발성 체험과 깊이 없는 농담들로 시청자의 관심을 사지 못했던 ‘룸메이트’가 프로그램 진정성을 고민한 흔적이 곳곳에 나타났다.
↑ 사진=SBS "룸메이트" 방송 캡처 |
잭슨의 눈물은 그야말로 ‘룸메이트’에게 변화의 신호탄이었다. 연출을 맡은 박상혁 PD도 “일요일 오후에 맞는 아이템으로 촬영하다가 갑자기 시간대를 변경해서 제작진이 갈팡질팡했던 건 맞다. 안일했던 점도 있었다”며 “잭슨의 눈물이 화요일 심야 시간대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게 한 계기가 될 것 같다”고 인정했다.
그는 “방향성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단편적인 에피소드보다 출연진의 내면에 집중하자는 게 결론이었다”며 “밝게 노는 것도 좋지만 그 속에 인생을 담고 싶다. 일요일 오후라면 엄두도 내지 못할 진지한 얘기들이 이젠 다뤄질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된다. 앞으로도 출연자의 진솔한 얘기들로 웃음과 감동 모두 안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PD는 ‘룸메이트’ 방향성 변화의 한 예로 박준형과 오타니 료헤이의 여행 에피소드를 꼽았다. 그는 “두 사람이 강원도 영월로 여행을 다녀왔다. 남자들만의 여행이라 연애, 인생 등에 관한 솔직한 얘기들이 나왔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이어 “이젠 많은 걸 펼치기 보다는 내부 얘기에 집중하고자 한다. 웃음과 함께 출연진이 개인적 아픔을 어떻게 극복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는지 잘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