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MBC 수목드라마 ‘미스터백’은 반복되는 일상 속 지친 어른들을 위한 한편의 따뜻한 동화였다.
스크루지 같았던 70대 노인이 신비로운 운석의 힘에 의해 30대 청년으로 돌아가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그린 ‘미스터백’이 크리스마스인 25일 막을 내렸다.
앞서 남을 의심하는 것이 최고의 덕목이요, 이 세상에 믿을 사람은 오로지 자신뿐이라고 외치던 고약한 성미의 70대 노인 고봉(신하균 분)은 운석이 떨어지던 날 의문의 싱크홀 사고를 당하게 된다. 죽을 줄 알았던 고봉은 기적처럼 살아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30대 청년으로 젊어지는 기가 막힌 기적을 경험하게 된다.
젊어진 고봉은 늙은 ‘최고봉’이라는 이름대신 젊은 ‘최신형’으로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싱크홀 사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하수(장나라 분)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자신의 아들인 대한(이준 분)과 크고 작은 다툼이 있었지만, 이 과정에서 이들은 서로가 얼마나 귀한 존재이며 서로를 사랑했는지를 깨닫고 진정한 부자의 정을 나누게 된다.
신형은 이미 꺼져버린 고봉의 핸드폰에 날아오는 디데이 문자에 벗어나려 해 보지만 뜻처럼 되지 못한다. 결국 신형은 자신의 힘으로 죽음을 벗어나려 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과 이별을 준비한다.
마지막회에서 신형은 사랑했던 하수와 대한은 물론이고 자신의 뒤를 따르며 수행했던 경배(이문식 분)에게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그리고 다가온 디데이인 크리스마스, 침대에 누워 죽음을 기다리던 신형은 죽음 대신 자신에게 찾아왔던 젊음이 빠져나가고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왔음을 깨닫게 된다.
고봉이 된 신형은 멀리서 하수와 이별을 고하지만, 그동안 신형의 행동과 과거 고봉의 행동이 같음을 눈치 챈 하수는 그의 정체를 알아차리고 그에게 달려간다. 그리고 하수는 고봉을 보고 “내 눈에는 최신형씨로 보인다”라며 자신의 사랑이 ‘진정한 사랑’임을 고백한다. 그리고 고봉의 이마에 키스를 하는 순간, 고봉은 신기루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마치 비극을 암시한 ‘미스터백’은 이내 ‘1년 후’라는 카드를 시청자들에게 보여준다. 1년 후 하수는 그럴 듯한 호텔의 직원이 돼 있었으며, 한 그룹의 어엿한 회장이 된 대한은 자신의 곁에서 아무 조건 없이 지지해주었던 지윤(박예진 분)과 사랑을 나누게 된다.
그리고 고봉의 흔적을 찾아 전국을 헤맸던 경배는 마침내 그의 흔적을 찾는데 성공, 대한과 함께 그를 만나러 떠난다. 그리고 다시 만난 신형은 70대 노인이 아닌 30대 청년의 모습이었다.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대한은 자신의 이름도 기억도 잃어버린 신형을 형으로 받아들이고, 이후 하수와 이어준다. 다시 만난 하수와 신형은 다시 한 번 사랑을 약속하며 해피엔딩을 알렸다.
‘미스터백’은 지독한 수전노 스크루지 영감이 크리스마스이브 날 자신을 찾아온 ‘과거’ ‘현재’ ‘미래’의 유령이 보여주는 환영을 보고 개과천선을 했다는 찰스 디킨즈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를 관통하는 드라마다. 주인공인 최고봉이 수전노에 자신밖에 몰랐던 노인이었다는 점, 그리고 꿈과 같은 시간을 보내면서 지난날을 후회하고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됐다는 점, 그리고 꿈에서 깨어난 듯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점 등 드라마 곳곳에서 ‘크리스마스의 캐럴’을 떠올리게 하는 설정이 눈에 띈 드라마다.
첫 시작부터 강렬한 색체의 대비와 동화적인 설정으로 안방극장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미스터백’은 자극적인 설정이 난무하는 드라마 판도 속 인간다움을 찾아가는 최고봉의 모습을 담으며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사랑을 받아왔다. 단순한 남녀간의 사랑이야기 뿐 아니라 바쁜 회사 일에 쫓겨 아들에게 무관심할 수밖에 없었던 고봉과 그런 아버지에게 실망하고 상처 입었던 대한이 서로에게 화해하는 과정들은 뭉클한 감동까지 안기기도 했다.
동화 같았던 시작과 마찬가지로 ‘미스터백’은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그리며 행복한 마지막과 앞으로 이어질 새로운 미래를 암시하며 이야기를 마무리 했다.
한편 ‘미스터백’ 후속으로 7개의 인격을 지닌 일곱 개의 인격을 가진 재벌 3세와 그의 비밀주치의가 된 레지던트 1년 차 여의사의 로맨스를 그린 ‘킬미, 힐미’가 방송된다. 내년 1월7일 첫 방송.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