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드디어 베일을 벗은 tvN 파일럿 프로그램 ‘아이에게 권력을?!’이 색다른 시선으로 아이들과 부모 관계를 짚어 호평을 받았다.
지난 24일 방송된 ‘아이에게 권력을?!’은 5일 간 아이에게 부모의 모든 권력을 주는 실험을 통해 부모-자식 간의 관계, 권력의 참된 의미 등을 파헤쳐 본다. 독일의 심리학자 요헨 메츠거가 실제 자신의 가정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 과정이 담긴 동명의 책이 모티브의 원천이다.
실험에는 잔소리꾼 엄마인 배우 이윤성-홍지호 가족, 절대 권력을 지닌 훈장 김봉곤 가족, 다정다감한 아빠 임승대의 가족이 참여한다. 부모들은 아이들의 말에 ‘절대 복종’해야 하는 상황에 당황함을 감추지 못하고, 아이들은 손에 쥔 생활비 봉투에 신이 났다.
물론 일반 예능 프로그램처럼 웃음보가 터지는 부분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분위기가 무겁고 정적으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 임승대-박민희 부부의 닭살 애정행각, 잔소리꾼 이윤성과 첫째 딸 세라의 갈등, 아이들의 심리를 파악하고 ‘기싸움’을 벌이는 훈장 김봉곤의 모습 등이 쏠쏠한 웃음 포인트가 됐다.
프로그램은 생활비까지 전부 관리하게 된 아이들이 처음에는 기뻐하다 갈수록 고민에 빠져가는 모습을 그린다. 임승대 부부의 아들은 꿈에 그리던 휴대폰과 아버지와 꼭 떠나고 싶었던 여행 사이에서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순간을 맞이하고 좌절했다. 약 30만 원 가량의 거액을 처음 받아보는 아이들은 이를 계획적으로 사용할 줄 몰라 혼란에 빠지기도 한다.
이런 모습은 권력에 대한 으미를 떠올리게 한다. 집안의 권력자는 대부분이 경제권을 가진 사람이다. 그만큼 권력은 ‘돈’과 관계가 깊다. 권력의 시각화라고 할 수 있는 돈을 잘 사용하지 못해 안절부절 못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권력을 지닐 만한 그릇이 아직 되지 않은 사람들이 권력을 가졌을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암시하고 있다.
권력이라는 단어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와중에서도 가족끼리 서로 몰랐던 부분들을 발견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부모들은 아이들의 돌변한 모습에 당황하다가도 평소 자신의 모습에 대해 반성하게 되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선택에 따르는 무게에 비로소 부모님들의 고충을 이해하게 되는 것. 이에 많은 시청자들이 실험을 도입한 색다른 육아 예능의 등장이라는 호평을 내놓기도 했다.
세 가족은 각자 현재 생활비가 바닥이 날 처지에 놓이며 갈등을 빚고 있다. 아무런 준비나 이해 없이 투입된 상황이기 때문에 서로의 위치가 낯설고 힘든 것은 매한가지. 아이들은 주로 이를 참지 못하고 분노로 드러냈고, 부모들은 이를 혼내고 싶어도 조언 정도만 끝나야 하는 상황에 답답해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갈등이 주된 상황이지만 회를 거듭하며 서로의 위치에 이해하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그려질 예정이다.
분명 ‘아이에게 권력은?!’은 평범한 예능 프로그램은 아니다. 아이와 부모들이 변해가는 모습을 통해 더욱 깊어질 가족애를 그려내고, 권력이라는 단어의 참된 의미를 짚어가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이에 앞으로도 과연 세 가족이 어떤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이게 될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