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성악가 배재철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더 테너:리리코 스핀토’(이하 ‘더 테너’)는 가장 화려한 시절 목소리를 잃게 된 천재 테너 배재철(유지태 분)가 친구 사와다 코지(이세야 유스케 분), 아내 이윤희(차예련 분)의 도움으로 역경을 딛고 일어나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소재 자체가 오페라인만큼 음악이 극 전체를 이끌어간다. 특히 푸치니의 ‘투란도트’ 아리아곡 ‘공주는 잠 못 들고’(Nessun dorma),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의 집시들의 노래 ‘대장간의 합창’ 등 화려하고 웅장한 오페라 무대를 재현해 귀와 눈을 매료시켰다. 특히 극중 클래식의 활용과 변주는 물론 배재철의 화려한 전성기부터 비운의 정조, 절망, 회복이라는 단계를 음악으로 충분히 표현해냈다.
#No.1 NIUN MI TEMA(오텔로의 죽음)
-김상만 감독: 셰익스피어 원작을 바탕으로 한 베르디의 ‘오텔로는 원작의 비극성을 음악적으로 승화시킨 걸작이다. 오페라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 곡은 자신이 목 졸라 죽인 아내 앞에서 모든 비밀이 밝혀진 후 절망과 비탄에 잠겨 부르는 노래다. 영화에서는 전성기에 오른 배재철에게 갑작스럽게 다가온 불행을 강조하기 위한 테마로 사용했다.
#No.2 DIO! MI POTEVI SCAGLIAR TUTTI I MALI(신이여, 나에게 이런 치욕을)
-김상만 감독: 아내의 불륜을 의심하며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성취가 무너져버린 절망의 감정을 신을 향해 토로하는 오텔로의 분노가 최고조에 달하는 곡. 영화에서는 비록 상황은 다르지만, 드라마틱한 현악 선율과 가사를 통해 주인공의 충격과 모욕감, 그리고 신을 향한 절망적 호소를 상징하기 위해 사용됐다.
#No.3 IL LAMENTO DI FEDERICO(페데리코의 탄식)
-김상만 감독: 프란체스코 칠레아의 ‘아를의 여인’에 수록된 이 곡은 페데리코가 자살하기 전에 부르는 곡으로, 음울하고 비극적인 정서가 담긴 선율이 극적 구성 속에 흐르는 아름다운 곡이다. ‘비탄을 딛고 일어서는 것이 배재철의 운명’이라는 영화 속 대사는 실화를 재구성하는 각색과정에서 사와다의 말로 바뀌었지만, 실제로는 배재철 본인이 한 말이다.
#No.4 D'AMOR SULL'ALI ROSEE(사랑은 장밋빛 날개를 타고)
-김상만 감독: 전투에 패해 감옥에 사로잡힌 만리코를 향해 자신의 사랑과 추억을 노래하는 레오노라의 애절한 아리아. 사랑하는 남자가 절망에서 빠져나오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내용의 곡으로, 영화에서는 배재철의 아내 이윤희가 합창단 오디션 때 불렀던 곡을 마지막에 다시 재현하며, 배재철이 절망을 극복하고 다시 무대로 돌아오게 되는 감정의 모티브로 활용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