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2014 SBS 가요대전에서 시상식을 8년 만에 부활시켰다. 그동안 공정성 논란과 음원 사재기 등 편법과 경쟁이 심해져 그 의미가 퇴색한다는 점에서 폐지됐었지만 SBS가 조심스럽게 다시 그 문을 열었던 것. 행사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제작진이 “쓸데없는 부문은 없앴다. 최대한 공정하게 시상할 터”라고 공언한 만큼 이번 시상식은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놨을까. 그러나 대답은 ‘NO’였다.
21일 오후 방송된 2014 SBS 가요대전에서는 총 9개 부문에 수상자로 선정된 가수들 시상과 톱10을 발표하는 자리로 꾸며졌다. 한해 가장 빛낸 팀들에게 상을 수여하고 소감을 듣는 자리였지만 그중에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 수상자도 있었다.
가장 크게 눈에 띄었던 건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소속 가수들의 수상이 많았다는 점이었다. 신인상은 갓세븐, 박보람, 레드벨벳을 제치고 위너가 탔다. 올해 ‘공허해’로 큰 인기를 얻으며 많은 활약을 보여준 만큼 수상의 자격은 충분했다. 남자 솔로상을 탄 ‘눈,코,입’의 태양도 수긍할 만했다. 케이윌, 박효신, 휘성 등 남자 솔로 가수들의 활약도 돋보인 해였지만 태양 역시 이에 못지않게 큰 팬덤을 형성했기 때문.
그러나 여자 그룹상에 투애니원이 호명되자 시상식 공정성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 2월에 발표한 ‘컴백홈’ ‘크러쉬’가 인기를 얻긴 했지만 걸스데이, 씨스타, 에이핑크 등 올해 유독 많은 활동을 보인 걸그룹들을 제칠 정도로 강력했느냐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게다가 팀멤버 박봄이 한차례 마약 파문까지 겪으며 인지도가 하락했지만 그에 굴하지 않고 트로피를 따냈다. 이들과 경쟁한 후보들이 누구였는지조차 보여주지 않아 더욱 투명하지 못한 결과였다.
↑ 사진=SBS 가요대전 방송 캡처 |
이외에도 시럽 글로벌 스타상(2PM), 시럽 베스트 밴드상 (씨앤블루) 등 가요대전 참가자 가운데 수상자가 누가 될지 뻔히 보이는 부문도 있었다. 2PM은 호명 직후 어떤 부문인지도 몰라 시상자에게 되묻는 해프닝을 보여줬고, 10cm, 장기하와 얼굴들, 넬 등 음원 차트를 석권했던 밴드들은 언급조차 되지 않아 옥의 티로 남았다. 음원 다운로드 횟수, 앨범 판매량, SNS 조회수 등으로 합산한다고 했지만 올해 발매와 동시에 오랫동안 차트를 점령했던 토이 유희열, 김동률, 지오디(god) 등 기성 가수들은 찾아볼 수 없어 선정 기준에 의문을 더하기도 했다. ‘YG 집안 잔치, 혹은 참가상으로 보일 바에 굳이 시상식이 필요했을까’ 싶은 SBS 가요대전의 오점이었다.
<2014 SBS 가요대전 수상자 이름>
신인상. 위너
시럽 글로벌 스타상. 2PM
시럽 베스트 밴드상. 씨앤블루
여자솔로상, 에일리
남자솔로상. 태양
여자그룹상. 투애니원
남자그룹상, 엑소
음원상. 소유X정기고
앨범상. 엑소
톱10. 걸스데이, 에이핑크, 인피니트, 악동뮤지션, 투애니원, 비스트, 엑소, 에일리, 씨스타, 태양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