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 금토드라마 ‘미생’에 대한민국이 물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는 20일 종영을 앞두고 있는 ‘미생’을 향한 시청자들의 지지가 뜨겁다. 팬층이 워낙 두터웠던 동명의 웹툰을 영상화한다는 소식에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반가움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결과는 3회 만에 시청률 3% 돌파, 케이블 드라마로서는 이례적으로 7%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해 대성공을 거뒀다.
‘미생’의 성공에 많은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갑을관계를 주제로 하는 개그나 직장인 리얼리티 콘셉트를 다루면서 명실상부 ‘직장인 코드’의 열풍을 이끈 주역이 됐다. 대한민국이 ‘미생’에 푹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지금의 열풍은 어떤 것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원작의 힘, 디테일을 살린 연출, 배우들의 호연 등이 ‘미생’ 인기의 이유로 꼽혔지만, 어찌됐든 많은 시청자들이 드라마에 절대적인 공감을 보내는 것은 그만큼 ‘을의 고군분투’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 사진제공=CJ E&M |
이에 대해 취업정보 전문 업체 잡코리아 커뮤니케이션팀 변지성 팀장은 “인턴제도 등이 안착된 것에서 오는 불안감이나 안정적이지 못한 고용 상태가 계속되는 현상이 ‘미생’과도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변 팀장은 “근 2, 3년 새 불황이 계속되고 경영 환경도 빠르게 바뀌다보니, 기업들의 운영 방침도 굉장히 유연해지고 있는 추세”라며 “정규직 채용이 일괄적으로 이뤄지던 예전과 달리, 시간제 고용제, 인턴제 등 굉장히 다양한 형태로 고용이 이뤄지고 있다. 이런 현상이 많이 나타나면서 오는 불안감들이 드라마에 현실적으로 잘 반영이 됐다”고 유난히 ‘미생’을 향한 공감대가 강한 이유를 분석했다.
드라마 속에는 젊은이들의 고용 불안만 담지 않고, 워킹맘, 4050세대의 위태로운 현실도 잘 담았다는 평가다. 변 팀장은 “극중 선차장(신은정 분)으로 대표되는 워킹맘 문제는 경력 단절 여성들의 이야기와 일맥상통”하며 “직장인들이 체감하는 경력 가능 연령이 굉장히 낮아지고 있다. 40대 중반이나 50대 초반부터 직장을 나갔을 때의 미래를 위해 이직 준비를 해야하는 상황이 왔다”고 현재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그러다보니 직장에서 오래 살아남기 위해 어느 정도의 사내정치 등이 필요케 된 것인데, 이런 부분이 ‘미생’에서도 다뤄진 걸 보고 놀랐다. 실제 드라마 안에서도 ‘버티는 게 최고’라는 말이 나오는데, 그 말이 정답인 현실이 되고 있다”며 “직장인들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52.7%가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어도 나의 고용 상태에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런 부분들이 전반적인 사회적 불안감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직장인들의 고뇌가 드라마에서 현실적으로 그려진 것이 인기 요인 중 하나가 됐다는 것을 입증했다.
↑ 사진제공=CJ E&M |
또한 정 평론가는 “사회생활이 쉽지 않기 때문에 갈증이 있었는데, 때 마침 ‘미생’이 버티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은 ‘너 힘드냐, 나도 힘들다’와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됐고, 그 정도만으로 충분한 공감을 선사하게 됐다”며 “버티는 삶도 의미 있는 것이다는 가치 부여를 해줬다”고 ‘미생’의 성공 요인을 설명했다.
전문가들의 말처럼, ‘미생’은 위태로운 세상에서 힘껏 버티는 직장인들에 집중했고, 무언가를 꼭 이겨내고 해결하는 것만이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닌, ‘버티는’ 것 또한 충분히 가치 있는 일임을 시사하면서 직장인들에 위로를 전했다. 이를 통한 탄탄한 공감대에 연출, 각색, 호연이 더해지면서 ‘미생’은 웰메이드 드라마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게 됐다.
한편, 오는 20일 종영을 앞두고 있는 ‘미생’은 주인공 장그래(임시완 분)가 프로바둑입단에 실패한 후 냉혹한 현실에 던져지면서 겪는 이야기다. ‘을의 고군분투’라는 점에서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며 케이블 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7%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방영 내내 큰 사랑을 받았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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