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성팬으로서의 직캠 제작자와 불순한 의도를 가진 ‘잡덕’을 구분해야 한다. 순수한 목적의 팬이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홍보 효과만 노렸다가는 배탈이 나기 쉽다.”
베스트윌엔터테인먼트 권영준 대표는 이처럼 밝히며 “선정적인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가수의 댄스팀까지 병적으로 쫒아다니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관음증에서 출발한 부류가 많음을 회사들이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생활 침해나 부정적 모습이 노출되는 것에 대한 소속사 측의 우려는 크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선정적인 부분만 노리거나, 일상에까지 침투하는 극성 직캠족이 있다. 제재도 쉽지 않아 매우 난처하다”며 “공연에서 사고가 나거나, 편집이 필요한 부분이 생길 수도 있는데 직캠은 우리 손이 닿지 않는 영역이다. 혹시 인터넷에 가수에 관한 부정적인 장면이 퍼지면 어쩌나 걱정할 때가 있다”고 밝혔다.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직캠이 엔터테인먼트 문화와 긍정적으로 결합할 수 있을까.
직캠 제작자와 소속사 관계자는 한 목소리를 낸다. 선순환 고리를 강조했다. 콘텐츠 제공에 따른 탄탄한 수익 구조 형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갑을관계’에 따른 부작용을 없애는 게 관건이다.
인기 그룹의 경우 공급자 입장인 스타(갑)에 비해 수요자 입장인 팬(을)의 수가 훨씬 많다. 영세 기획사의 비인기 그룹은 반대다.
상품 판매 수익이나 저작권 침해 등 민감한 문제는 자체 머천다이즈 사업이 가능한 대형 기획사가 더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영세 기획사 입장에선 팬 유입이 더 필요하기에 행사 일정을 직캠족과 공유하는 방안을 마련, 꾸준한 소통을 이어가야 한다.
하지만 비인기 그룹의 경우 스타로 발돋움 했을 때, 언론의 관심을 많이 얻으면 긴밀한 관계에 있던 직캠족들에게 소홀해지기 쉽다. 직캠 제작자는 이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직캠 제작자 A씨는 “이미 팬층을 형성한 그룹은 소속사 차원에서 만들고 싶은 콘텐츠를 자체 생산하면 된다. 이 경우 팬들은 ‘을’의 위치일 수밖에 없다”며 “꾸준한 수익구조가 없는 그룹이라면 팬미팅, 게릴라공연, 입장료를 받는 소극장 무대 등 일정을 공유해 직캠족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제작자는 “만약 인지도가 낮은 그룹이 직캠의 도움을 얻어 인기를 얻더라도 우리를 홀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작권, 초상권이 문제가 된다면 대책을 세운 뒤 양해를 구하면 납득할 수 있는 문제다”고 말했다.
직캠 제작자 입장에서는 여러 행사에 찾아다닐 기회가 잦아져 좋고, 소속사 입장에서는 이를 수익으로 연결시키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 콘텐츠를 얻을 수 있어 좋다는 의견
다만 일반 관람객과의 마찰이나 선정적 콘텐츠 생산에 대한 해결책도 마련돼야 한다. 직캠족이 늘어나면서 일반 관람객이 불편을 겪기도 한다. 큰 카메라는 시야를 가린다. 명당을 잡기 위한 몸싸움이 치열해 미처 일반 관람객을 배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제재하더라도 ‘관람객’ 입장에서 반박하면 대응이 쉽지 않다. 자정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