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영화에 유명하지도 않은 제가 이렇게 큰 상을 받다니….”
배우 천우희는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 17일 진행된 제3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 수상자 이름이 호명되자마자 눈물을 흘린 그는 무대에서도 연신 떨어지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한공주’에서 천우희는 집단 성폭력 피해 학생이 겪는 아픔을 섬세한 감정으로 연기해 호평받았다. 쉽지 않은 연기건만 천우희는 영화의 힘을 믿고 따라 큰 성과를 냈다. 이수진 감독의 연출도 놀라울 정도였지만, 한공주 역의 천우희를 향한 시선과 관심이 높아졌다.
‘한공주’는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CGV무비꼴라쥬상·시민평론가상을 시작으로 제13회 마라케시 국제영화제 금별상, 제43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타이거상, 제16회 도빌 아시아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국제비평가상·관객상 등 외국에서 수상 행진을 이어갔다. 작은 영화였던 ‘한공주’는 비록 국내 관객 22만5000여명을 동원했지만, 숫자보다 의미는 더 컸다.
앞서 천우희는 ‘한공주’로 ‘제34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명량’의 최민식과 함께 남녀주연상에 이름을 올렸다. 생애 첫 여우주연상이었다. 이번에는 ‘변호인’의 송강호와 함께 남녀주연상을 받게 됐다. 무대에서 “포기하지 말라는 뜻으로 이 상을 주신 것 같다”고 한 그는 “의심 않고 연기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더 독립영화, 예술영화에 관심과 가능성이 더욱 열렸으면 좋겠다. 좋은 연기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여 다음 작품을 향한 관심을 높였다. 천우희는 ‘곡성’, ‘손님’, ‘뷰티 인사이드’ 등으로 곧 영화팬들을 만난다.
그룹 JYJ의 박유천은 연기자로 제대로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영화 ‘해무’로 스크린 데뷔한 그는 영화평론가협회상과 대종상,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에 이어 청룡상에서 신인남우상을 받아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박유천은 그동안 다양한 드라마를 통해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인기만 믿고 연기한다는 일각의 시선이 있었다. ‘해무’의 남자주인공으로 박유천이 발탁됐을 때 우려와 걱정의 시선도 많았다. 하지만 그는 좋은 작품에서 좋은 감독과 동료 연기자들과의 호흡으로 인정을 받았다. 만선의 꿈을 안고 출항한 전진호의 선원 여섯 명이 해무 속에서 밀항자들을 실어 나르다가 돌이킬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 ‘해무’에서 순박한 막내 선원 동식 역으로 호평받았다.
군대라는 벽이 남겨져 있지만, 그의 연기를 기대하게 하는 이들을 많아지게 했다. 박유천은 앞서 인터뷰에서 군대를 다녀온 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활동 할 것”이라며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때를 잘 활용해 앞으로의 활동에도 차질 없게 하겠다”고 연기와 노래를 향한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jeigun@mk.co.kr/사진 강영국-유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