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연말결산…SBS드라마] ‘별그대’ 이후 지속된 암흑기…‘피노키오’로 기사회생

[MBN스타 이다원 기자] 지난해 드라마로 전국을 꽉 잡았던 SBS가 올해에는 드라마왕국으로서 위엄이 사라져버렸다.

한석규, 이제훈, 비, 크리스탈, 차승원, 이승기 등 화려한 스타캐스팅과 김수현, 김은희 등 스타 작가들의 노력에도 시청률 면에서 제대로된 한방을 날리지 못하고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그나마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얻은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로 체면은 지켰지만 이후 ‘너희들은 포위됐다’ ‘신의 선물-14일’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세 번 결혼하는 여자’ 등 기대작들이 제값을 못하면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 다양한 장르+스타 기용, 시작은 좋았으나!

SBS에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넘쳐났다. ‘별그대’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같은 로맨틱 코미디부터 ‘신의 선물-14일’ ‘쓰리데이즈’ 등 스릴러와 멜로(‘열애’ ‘유혹’), 사극(‘비밀의 문’), 코믹(‘모던 파머’) 등 시청자가 입맛대로 골라먹을 수 있는 작품들을 두루 편성했다.

또한 해외 수출을 고려한 한류스타들의 기용도 눈여겨봄직 했다. 비, 크리스탈, 권상우, 최지우, 이승기, 박해진 등 해외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스타들이 저마다 타이틀롤을 맡아 화려하게 컴백했으며, 전지현과 김수현은 ‘별그대’를 히트시키며 아시아 시장 내에서 몸값을 많이 높이기도 했다.

여러 장르 편성과 한류 스타 기용이라는 SBS의 시도는 의미가 있었지만 대부분 흥행으로 연결되진 못했다. 이들은 뒷심 부족한 극 전개와 스타캐스팅이지만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었다. 캐스팅보다 콘텐츠 자체에 주목하는 시청자가 늘어난 만큼 외면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물론 앞으로 해외 판매 수익은 기대해볼 만하지만 국내에선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 사진 제공=SBS

◇ 극과 극 달린 작품성, 기복 심했다

2014년 SBS 드라마들은 특히나 작품성 면에서 극과 극을 달렸다. ‘괜찮아 사랑이야’ ‘세번 결혼하는 여자’ ‘신의 선물-14일’ ‘쓰리데이즈’ 등의 작품들은 저조한 시청률에도 작품성만큼은 호평을 얻었다. 또한 귀농을 소재로 재미와 감동을 전달하고 있는 ‘모던파머’나 사회부 수습기자들의 세계를 그린 ‘피노키오’도 색깔 강한 소재와 뚝심 있는 전개로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과 반대로 최악의 스토리를 보여준 작품들도 만만치 않게 많았다. ‘내게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는 오글거리는 대사와 에피소드, 진부한 설정으로 ‘내게 너무 부담스러운 드라마’라는 비아냥을 들으며 퇴장했다. 비와 크리스탈도 살리지 못한 막장 전개였다. 또한 ‘끝없는 사랑’은 성폭행, 납치, 감금 등 자극적인 사건에 출생의 비밀, 한 여자를 둔 형제의 갈등 등 식사한 설정을 섞어 시청자로부터 철저하게 외면을 당하기도 했다. 결국 편성된 횟수를 소화해내지 못한 채 37회로 조기종영했다.

↑ 사진 제공=SBS

◇ ‘피노키오’로 숨통 틘 SBS, 2015년 기대해볼 만하다

한해 SBS 드라마국에 드리워진 먹구름은 다행히도 연말부터 사라질 듯하다. ‘피노키오’가 오랜만에 수목극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고 이외에도 기대작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

‘비밀의 문’ 후속으로 시작한 새 월화드라마 ‘펀치’는 지난해 열풍을 일으켰던 ‘추적자’ 박경수 작가가 새롭게 펜대를 잡은 작품이다. 대검찰청을 배경으로 검찰총장이 되기 위한 악의 축 이태준(조재현 분)과 그를 도와 권력의 개처럼 일하다가 시한부 선고를 받은 뒤 악과 맞서는 검사 박정환 검사의 불꽃 튀는 신경전을 다룬다. 박경수 작가 특유의 섬세한 심리 묘사와 선굵은 필력을 확인할 수 있다.

JTBC ‘밀회’ 신드롬의 주인공 안판석 PD 사단들이 뭉친 ‘풍문으로 들었소’도 기대작이다. 안판석 PD, 정성주 작가, 김희애 등의 앙상블을 또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아직 구체적인 내용조차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내의 자격’ ‘밀회’에서 연출력과 필력, 연기력은 이미 검증된 바 있기에 이들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