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연말을 맞아 한 해를 정리하는 각종 연말시상식이 다가오고 있다. 1년 동안 고생한 배우, 작품을 빛내준 배우, 눈부신 활약을 펼쳤던 배우 등 다양한 배우들에게 상을 쥐어주고 있는 연기대상은 연말 큰 행사 중 하나다.
그동안 방송3사(KBS, MBC, SBS)에서 진행돼 온 연기대상은 대중들의 박수도 받았지만 목소리를 높이는 일도 적잖았다. 특히 한 작품에 상을 몰아주는 형식부터 누가 봐도 납득이 가지 않는 수상 열전이 이어질 때에는 연기대상을 보고 있는 대중들의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만들었다.
연말 시상식에 앞서 2004년부터 10년간에 방송3사에서 진행된 연기대상의 논란과 영광의 역사를 되짚어 보았다.
◇ 2004년: 고두심, KBS-MBC서 대상 수상
‘국민 엄마’로 불리는 대표 여배우 고두심은 KBS 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와 MBC ‘한강수타령’으로 대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농익은 연기에 시청자의 심금을 흔드는 깊은 내면 연기를 보여준 그는 지상파 3사 중 2곳에서 대상 수상의 영예를 얻어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임을 입증했다.
◇ 2005년: MBC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선아 ‘4관왕’ 등극
2005년 한 해 방영된 드라마 중 큰 화제를 몰고 온 작품으로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을 빼놓을 수 없다. ‘삼순이 열풍’까지 몰고 왔던 ‘내 이름은 김삼순’에는 김선아, 현빈, 다니엘 헤니, 정려원 등 열연을 펼친 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특히 여주인공 김삼순 역을 맡았던 김선아는 외모지상주의 사회에 당당히 맞서며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시켰다. 그는 MBC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비롯해 여자 최우수상, 인기상, 베스트커플상 등 4개 부문을 휩쓸며 ‘4관왕’을 차지했다.
◇ 2006년: 한혜숙, SBS ‘하늘이시여’로 데뷔 36년 만에 첫 대상
한혜숙은 SBS 드라마 ‘하늘이시여’로 연기생활 36년 만에 대상을 손에 거머쥐었다. 50%가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을 자랑했던 ‘하늘이시여’에서 그는 50%에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대상을 수상한 한혜숙은 “노병은 죽지 않는다”는 멋진 소감을 남겼다.
◇ 2008년: KBS ‘엄마가 뿔났다’ 김혜자, 16년 만에 대상 / MBC ‘베토벤 바이러스’ 김명민-‘에덴의 동쪽’ 송승헌, 공동대상 수상
‘국민 엄마’하면 배우 김혜자도 빼놓을 수 없다. KBS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서 엄마 김한자 역을 맡았던 김혜자는 소외된 엄마들의 자화상을 그려내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KBS 1기 공채 탤런트 출신인 그는 1992년 MBC 방송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후 16년 만에 본가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2008년 MBC 연기대상 수상자는 큰 화제를 몰고 왔다. 김명민과 송승헌의 공동대상 수상으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산 것. 당시 최우수상 후보와 대상 후보가 같았던 MBC 연기대상에선 최우수상을 수상하지 않은 배우가 자동적으로 대상의 이름을 올렸다. 이에 최우수상 후보였던 송승헌과 김명민은 다른 배우들에게 최우수상이 돌아가면서 자동적으로 대상에 공동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례적인 공동 수상은 결국 비난을 받으며 논란의 중심에 섰었다.
◇ 2009년: SBS ‘아내의 유혹’ 장서희, 복수의 여왕 입증
배우 장서희를 ‘복수의 여왕’으로 등극시켰던 화제의 드라마 SBS ‘아내의 유혹’. 당시 장서희를 비롯해 변우민, 김서형 등 다양한 배우들은 ‘아내의 유혹’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존재감을 톡톡히 심어주었다. 이중 극의 중심에서 맹활약한 장서희는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 2010년: MBC ‘파스타’ 버럭쉐프 이선균, 버럭상 수상
MBC 드라마 ‘파스타’에서 공효진과 달달한 케미를 자랑했던 이선균은 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어놓은 배우 중 하나. 특히 ‘파스타’에서 그는 공효진에게 ‘버럭’ 화를 내는 연기를 유독 많이 선보여 ‘이선균’을 떠올리면 ‘버럭’이 자연스럽게 연관될 정도였다. 자연스러운 연기로 호평을 이끌었던 이선균은 MBC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상, 우수상 등을 노려볼 만 했었고, 시청자들 역시 예상 후보 중 하나로 꼽았다. 그러나 그에게 돌아간 건 버럭상이었다. 시청자들은 이선균의 버럭상 수상에 웃픈 미소를 지어야 했다.
◇ 2012년: 조승우, MBC ‘마의’로 대상까지
수많은 공연 무대와 스크린에 섰지만 브라운관에서는 좀처럼 얼굴을 볼 수 없었던 배우 조승우. 그는 MBC 드라마 ‘마의’로 브라운관에 첫 도전했고 호평을 이끌었다. 그 결과 조승우는 MBC 연기대상에서 특별기획 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에 이어 대상까지 2관왕을 차지했다. 또한 당시 조승우 대상에 이어 화제를 모았던 것은 64부작 드라마 ‘빛과 그림자’에서 주인공으로 열연을 펼쳤던 안재욱의 무관이었다. 그의 맹활약과 작품이 꾸준히 사랑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빛과 그림자’ 자체가 푸대접을 받아 논란의 중심에 섰었다.
◇ 2013년: MBC ‘기황후’의 잔치
MBC 드라마 ‘기황후’는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 MBC 역시 무한 애정을 쏟아내면서 MBC 연기대상에서 ‘기황후’가 호명되는 순간이 끊이질 않았다. ‘기황후’는 대상, 인기상, 올해의 연기자상, 특별기획 부문 최우수상, 우수상, 신인상, 올해의 작가상 등 무려 7관왕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물론 ‘기황후’가 좋은 성적을 거둔 작품이었지만 MBC의 노골적인 편애가 씁쓸함을 남긴 시상식으로 막을 내렸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