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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감독 진모영)는 누적 관객 136만293명(이하 17일 영진위 기준)을 돌파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흥행이다. 이 흥행 때문에 17일 개봉하는 CJ엔터테인먼트의 180억 대작 ‘국제시장’(감독 윤제균)은 타격을 입을까?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전날 698개 상영관에서 관객을 찾았다. 200개 언저리에서 시작한 이 영화는 800개 상영관까지 증가했었다. 관객들의 만족도와 호응에 흥행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지만, CJ엔터가 올해 가장 공을 들인 ‘국제시장’과 외화들이 선보이기 때문에 상영관 확보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CJ CGV의 자체 배급라인인 CGV아트하우스(전 무비골라쥬)가 기본 상영관을 유지해줘 입소문을 받아 흥행할 수 있었다. ‘국제시장’은 태생부터 전략적으로 CJ와 연관돼 있다.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으로 만들어진 영화이기 때문에 CJ가 기대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국제시장’은 ‘적’이 많다. 일단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향한 관객들의 반응이 뜨겁다. 영화의 주 관객층인 20~30대들이 ‘데이트용 영화’로 만족해하고 있고, 이들이 부모 세대들에게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보여주고 있다. 입소문에 영화가 더 흥행하고 있는 이유다.
역사적인 대장정의 마지막인 ‘호빗: 다섯 군대 전투’와도 맞대결한다. ‘국제시장’은 예매율부터 지고 들어간다. 이날 영화진흥위원회 기준으로 ‘국제시장’ 예매율은 22.5%에 불과하다. ‘호빗: 다섯 군대 전투’는 벌써 46.1%를 기록, 16만여 명이 영화 관람을 원하고 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도 4만여 명(11.9%)이 더 영화 관람을 희망하고 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 계열 영화관의 ‘밀어주기’ 행보에 강한 제재를 가할 예정이라 CGV가 ‘국제시장’에게만 문을 활짝 열어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앞서 CJ와 롯데 등이 자진해서 바로잡겠다고 했지만, 공정위는 이를 거부했으니 속이 탈 만도 하다.
같은 계열사에서 내놓은 두 영화는 자존심 싸움을 해야 할 판이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국제시장’에게 길을 내어 줘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가 감지되는데, 어떤 식으로 ‘보기좋은 모양새’를 갖출지 관심이 쏠린다. 그 때문에 자존심 대결은 더 치열할 전망이다. 76년을 해로한 부부의 사랑이 관객을 울리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와 우리시대 아버지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게 하는 ‘국제시장’의 대결이 더 궁금해지는 이유다.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