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검사라고 다 똑같나, 강력한 한 방이 왔다!’
SBS 새 월화드라마 ‘펀치’가 강력한 한 방을 장전하고 안방극장을 두드렸다. 검사라는 소재로 경쟁작 MBC ‘오만과 편견’에 비교될 거란 우려를 깨고 멋지게 그 베일을 벗은 것. 검사라고 다 똑같을 거란 선입견을 물리친 통쾌한 첫 걸음이었다.
15일 오후 방송된 ‘펀치’에서는 그린유치원 버스 급발진 사고를 둘러싸고 박정환(김래원 분) 검사와 전처인 신하경(김아중 분) 검사가 맞서는 과정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신하경은 딸인 예린(김지영 분)이가 탄 유치원 버스가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하자 수사에 나섰다. 운전자 과실로 몰고가는 가운데 사실은 그 잘못이 검찰총장 내정자 이태준(조재현 분)의 처남이 운영하는 업체 세신자동차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누명을 쓴 운전자를 구하기 위해 더욱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전남편 박정환이 이태준의 오른팔이었던 것. 박정환은 신하경을 찾아가 즉각 수사를 멈추라 지시했지만 신하경은 “우리 딸이 탔던 차다.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며 오히려 면박을 줬다. 결국 박정환은 대검찰청 징벌위원회를 소집해 있지도 않은 죄목을 뒤집어씌워 신하경에 정직 1개월 처분을 내렸다.
↑ 사진=SBS "펀치" 방송 캡처 |
박정환의 방해에도 신하경은 굴하지 않았다. 그는 세신자동차 비리를 폭로한 죄로 감옥에 수감된 양상호(류승수 분)를 찾아갔고, 여러 증거를 수집하는 데에 몰두했다. 이에 박정환은 언론에 ‘운전자 음주운전 과실’이란 허위 사실을 유포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펀치’는 이처럼 묵직한 기본 스토리를 토대로 탄탄한 극 전개와 차진 대사로 보는 이의 시선을 강탈했다. 설탕 하나를 두고 강직한 법무부장관 윤지숙(최명길 분)과 공안 검사 출신 이태준 사이에 오간 대사가 특히 일품이었다. 윤지숙은 흰 설탕을 가리키며 “사람들은 검사가 이러길 바란다”며 이태준을 비꼬았다. 그러자 이태준은 그 설탕을 태운 뒤 까맣게 만들며 “이것도 설탕이다. 잊지 마라”고 응수했다. 자신의 처지를 인정하면서도 팽팽하게 맞서는 두 사람의 신경전이 긴장감을 자아냈다.
빠른 극 전개도 보는 재미를 배가했다. 이태준의 검찰총장 내정부터 국가청문회, 그리고 주인공 박정환의 시한부 선고까지 60분 안에 이뤄지며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검사드라마에 재미를 더했다. 여기에 정의파 검사 신하경이 막판 박정환의 병세를 알고 증언을 거부하며 ‘악의 축’ 잠정적 승리로 끝나 다음 회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전작 ‘추적자’ ‘황금의 제국’ 등에서 선 굵은 필력을 보여준 박경수 작가가 이번엔 얼마나 색다른 검사 얘기를 꺼내놓을지 그의 숨겨진 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